홍콩언론, 한국 소식통 인용 보도… 정부 당국은 “그런 요청 없었다”

미중 간 해양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에 한국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이 있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는 이날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은 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 중 한쪽 편을 들길 원치 않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실일 경우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경제, 무역뿐 아니라 군사 패권 분야에서도 이뤄지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SCMP에 따르면 한국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분쟁 해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한 항의 제스처로 한국에 남중국해로 군함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국방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SCMP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언제 어떤 루트로 군함 파견을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미국이 지난해부터 영국, 일본, 호주, 인도, 필리핀 등 동맹ㆍ우방국과 남중국해 일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온 측면에서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요청을 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대해 중국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 모든 측면에서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흐름이다. 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본격적인 편 가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이면서 중국과 강력한 교역 파트너인 한국이 이러한 압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보 측면에선 미국과, 경제 측면에선 중국과 이해관계가 깊은 한국의 딜레마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두드러질 것이란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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