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석고대죄, 강의에만 매진”…대성마이맥 고소 방침
유명 수능 국어 강사 박광일씨가 댓글 조작 사건에 “큰 죄를 졌다”며 공식 사과했다. 유튜브 캡처

수백 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다른 강사를 비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받던 대학 수학능력시험 유명 국어 강사 박광일씨가 공식 사과했다. 박씨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믿고 따랐던 선생님이 뒤통수를 쳤다며 허탈해했다.

박씨는 25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먼저 수험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제가 큰 죄를 졌다”면서 “모든 것이 오롯이 저의 책임이며 그에 따른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차마 고개를 들고 학생들을 바라볼 자신이 없기에 강단에서 물러서는 것만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심정적으로 저를 용서하지 못하시겠지만 저를 믿고 제 커리큘럼을 따라오는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수능까지 강의를 마무리하겠다.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강의에만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박광일씨가 25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모든 것이 제 책임이며 그에 따른 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박광일씨 홈페이지 캡처

그는 다만 “대성마이맥과 동료 강사들은 이번 일과 단 하나의 관련도 없다는 것이 분명히 말씀 드리고 싶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성마이맥의 조치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동료 강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수험생들에 끼친 피해도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면서 사과문을 마쳤다.

박씨가 소속된 교육기업 대성마이맥은 박씨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성마이맥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학업에 열중해야 할 수험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댓글 작업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동료 선생님들에게 피해를 기친 박광일 선생님에 대해 대성마이맥은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험생들의 학습에 지장이 없도록 박광일 선생님의 강의는 예정대로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씨의 댓글 조작 사건은 유명 수능 수학 강사 삽자루(우형철) 폭로로 알려졌다. 삽자루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박씨가 차린 불법 댓글 조작 회사에서 일했다는 직원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박광일 선생은 불법 댓글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삽자루는 박씨가 필리핀에 댓글 조작 회사를 설립해 300개가 넘는 아이디로 자신에게 유리한 댓글과 함께 동료 교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하게 해왔다고 주장했다.

박광일씨 댓글 조작 사건을 폭로한 유명 수능 수학 강사 삽자루(우형철). 박씨가 댓글 조작으로 다른 강사를 비방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수험생들은 이번 박씨의 댓글 조작 사건에 충격을 표했다. 2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대학입시 커뮤니티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의 한 회원은 25일 “박광일 선생님은 진짜 소유욕 적고 그냥 학생들 가르치려고만 하는 선생이라고 느꼈는데, 이래서 사람 함부로 믿고 확신하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인생 교훈까지 주신 박광일 선생 그간 감사했다”고 전했다.

다른 회원도 이날 ‘박광일 샘 사건 저만 슬픈가요’ 제목의 글을 통해 “샘이 이 사건으로 욕 먹고 있다는 게 슬픈 게 아니라 전 정말 샘 믿고 존경했는데 이런 분이 우리 뒤통수를 쳤다는 게 참 가슴 아프네요”라고 허탈해했다.

동국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박씨는 안양고 교사, 경기도교육청 국어과 연구위원을 지냈고 EBSi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수능 국어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홀수’ 대표 겸 대성마이맥 대표 강사인 박씨는 스타 강사를 뜻하는 ‘수능 1타 강사’로 불려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