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콜로라도의 경기. 3-3으로 맞선 다저스의 9회말 공격 2사 1ㆍ2루에서 신인 윌 스미스가 대타로 서자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다저스는 전날까지 이틀 연속 신인 선수들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가져갔기 때문. 스미스는 상대 투수 스캇 오버그의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시속 84마일(약 135㎞) 짜리 슬라이더를 통타했고,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거짓말 같은 3일 연속 끝내기 홈런, 그것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신인들이 주인공이 된 기적의 시리즈였다. 다저스는 지난 22일 콜로라도전에서 9회말 터진 맷 비티의 끝내기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4-2로 이겼고,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23일에도 연장 11회 접전 끝에 알렉스 버두고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다. 이날 3일 연속 신인 끝내기 홈런을 완성한 스미스는 올 시즌에만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을 쳤다. 그는 지난 2일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서도 3-3으로 맞선 9회 1사 후 데뷔 첫 끝내기 포를 터뜨렸다. 스미스는 경기 후 "신인선수 3명이 3일 연속 끝내기 홈런을 친 기록은 앞으로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6-3으로 이긴 다저스는 6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53승25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콜로라도의 승차는 무려 13경기다.
하지만 3일 내내 타격 부진과 불펜 불안을 드러낸 시리즈였다. 이날도 다저스 선발 마에다 겐타는 올 시즌 첫 7이닝을 소화하면서 2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피칭을 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다저스는 0-2로 끌려가던 7회 비티와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ㆍ2루에서 크리스 테일러의 좌월 3점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8회에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스가 3-3 동점을 허용하면서 또 한번 만화 같은 승리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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