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접경 지역인 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ㆍ고성과 경기 연천이 19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한라산 중심이던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은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19일 환경부와 외교부, 국립공원공단은 이날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31차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인간과 생물권계획은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색을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 정부 간 프로그램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우수한 생태계를 보유한 지역을 대상으로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3대 보호지역(생물권보전지역ㆍ세계유산ㆍ세계지질공원) 중 하나로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이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곳을 가리킨다
이번 지정으로 국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강원, 경기 연천, 제주, 설악산, 신안다도해, 광릉숲, 전북 고창, 전북 순창 등 총 8곳으로 늘었다.
강원도와 연천군은 지난해 9월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일대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강원도 5개 군의 민통선지역 등 비무장지대에 접한 18만 2,815ha가 해당되며, 연천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은 비무장지대에 접한 연천군 전체 5만 8,412ha가 해당된다.
유네스코 국제조정이사회는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을 지정하면서 해당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야생생물 서식지 보전을 위해 비무장지대 남측 구간을 국가 또는 지역 차원에서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강원도는 산림청과 공동 관리기구를 구성해 핵심구역 보전 및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연천군은 연천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의 보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각종 개발ㆍ이용사업을 직접 규제하는 건 아니자만 국제기구가 인증하는 보호지역에 등재됨으로써 보전지역과 이용지역을 합리적으로 구분해 토지와 자연자원의 효율적인 관리 및 무분별한 개발 억제 등을 도모한다.
환경부는 이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신청에 참여하지 않은 경기 파주와 적극 협의해 비무장지대에 접한 지방자치단체 전체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 향후 남북관계 발전에 따라 북한과 함께 비무장지대 지역 자체를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이미 지정된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비무장지대 일대를 먼저 추진하고 이후 비무장지대 전역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도 고려하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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