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동반 금빛 착지, 도쿄올림픽 희망가
‘도마 요정’ 여서정(17ㆍ경기체고)이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을 성공시켰다.
여서정은 19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코리아컵 제구 국제체조대회 도마 여자 경기에서 난도 6.2점짜리 독자 기술을 선보였다. 1차 시기에서 과감하게 신기술을 펼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왼발이 살짝 선을 벗어나 0.1점을 감점 받았지만 난도 6.2점과 실시 점수 9.0점을 더해 15.100점을 획득했다. 2차 시기에서는 14.533점을 얻어 1, 2차 평균 14.817점으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 국제체조연맹(FIG) 1급 국제심판으로 기술 감독관(테크니컬 디렉터)을 맡은 나제즈다 세일레가 이날 여서정의 독자 기술과 성공적인 착지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에 FIG 채점 규정집에 ‘여서정’ 이름으로 등록할 전망이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여서정이 실전에서 제대로 서느냐가 관건이었다”며 “주저앉지 않고 서서 착지만 하면 FIG는 신기술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원조 ‘도마 황제’ 아버지 여홍철(48) 경희대 교수가 ‘여1’(난도 5.2점)과 ‘여2’(5.6점)라는 신기술을 창시한 데 이어 재능을 그대로 물려 받은 딸까지 FIG 채점집에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FIG 채점집에 올리게 됐다.
‘여서정’은 양손으로 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두 바퀴를 비틀어 내리는 기술이다. ‘여서정’에서 반 바퀴 더 비틀면 ‘여2’가 된다. 그 동안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여서정은 신기술을 완성하려고 노력했지만 착지 때 제대로 바닥에 서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할 당시 난도 5.8점, 5.4점짜리 기술을 시도했다.
이어 열린 남자 도마 경기에서는 ‘도마의 신’ 양학선(27ㆍ수원시청)이 압도적인 기술로 건재함을 알렸다. 양학선은 1, 2차 평균 14.975점을 받아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ㆍ14.675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차 시기에서 독자 기술인 ‘양 1’(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ㆍ난도 6.0점)을 펼쳐 14.950점을, 2차 시기에서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ㆍ난도 5.6점)을 시도해 15.000점의 높은 점수를 각각 얻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이후 지긋지긋한 부상 악몽에 시달렸던 양학선은 지난 3월 FIG 월드컵 대회에서 7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세를 몰아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컵 국제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해 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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