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 장관 부실대응 질타… 사태 20일 뒤에야 원인 밝혀져
인천시는 담당자들 직위 해제… 완전한 정상화엔 한 달 걸릴 듯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7일 박남춘 인천시장과 함께 인천시 서구 청라배수지에서 현재 공급중인 수돗물의 수질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매너리즘에 빠진 담당 공무원들이 아무 생각 없이 수계 전환을 해 생긴 ‘인재’로 규정하며 인천시의 부실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장관은 22일부터 단계적으로 수도 급수를 정상화해 늦어도 29일까지 마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조 장관은 19일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계 전환에 통상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10분 만에 밸브를 열어 압력을 올리고 2~3시간 만에 물을 다른 방향으로 보냈다”며 “물의 탁도가 올라가고 부유물질이 생기는 것도 예상 가능한 일인데 모든 것을 다 놓쳤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사태 초기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환경부의 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태 발생 20일 후에야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이날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과 함께 꾸린 정부원인조사단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무리한 수계 전환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물의 이동방향을 반대로 바꾸는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물질 발생 여부 확인 후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데, 물의 양을 갑작스럽게 2배로 늘려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면서 관벽에 붙어 있던 물때가 관 바닥 침전물과 함께 수돗물에 섞여 공급됐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인천시가 적절한 사전 대비 없이 수계 전환 작업을 실시한데다, 수돗물의 탁도가 평소 대비 3배까지 치솟고 심지어 수질을 측정하는 탁도계가 고장이 났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오염된 물을 계속 공급해 사태를 키웠다고 파악했다. 조 장관은 “현장에서 담당자들이 뭔가를 숨기는 인상도 받았다”며 “인천시가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원인/2019-06-18(한국일보)

정부 발표에 이어 인천시는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직접적인 책임 당사자인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 했다. 앞서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사태 초기 대응이 미흡했고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식으로 설명해 불신을 자초했다”고 사과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에 포함된 이물질은 관로 노후화로 생긴 물질이라기보다 주로 관 아래 쌓여 있던 물때 성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공급되고 있는 수돗물은 정수기 필터를 거치더라도 식수로 적당하지 않으니 빨래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인천시 수도 공급은 29일쯤 정상화될 전망이지만, 완전한 정상화에는 한 달 정도 더 걸릴 전망이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18일까지 4개 정수지 청소를 마치고 23일까지 나머지 정수지 청소와 송수관로 이물질 배출 작업을 마친 뒤 22일부터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해 늦어도 29일까지 마치겠다”며 “이후에도 가끔 부유물질이 나올 수도 있어 완전한 정상화에는 한 달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른 지방자치단쳬에서도 수돗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전국의 수돗물 관리ㆍ점검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수도관 청소를 법제화할 방침이다. 사고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시ㆍ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수관망 유지 관리 개선 종합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김영훈 국장은 “(상수도 관리 부실이) 인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수도관이 10년 정도 지나면 물때가 끼므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전국 상수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노후 수도관의 주기적 세척 등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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