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윤 후보자는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밟게 된다. 그가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되는 데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라는 점에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검찰에 인적 쇄신 등 큰 변화와 개혁이 예상된다.

윤 후보자 발탁에는 청와대의 설명대로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검찰 개혁은 ‘촛불혁명’ 이후 국민들이 제기한 첫 번째 요구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2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가장 기본적인 과제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이제 겨우 패스트트랙에 올렸을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검찰 상층부는 최근까지 수사권 조정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제도 변화뿐 아니라 권력에 굴종하고 조직 보호에 충실한 과거의 잘못된 행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발표된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과 장자연씨 사건 수사 결과에서 나타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국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과제를 실현해야 할 중차대한 임무가 차기 검찰총장에게 부여된 셈이다.

검찰 개혁 추진 과정에서 내부의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장 관례에 따라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조직의 동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 검찰의 후진적 권위주의 문화 청산을 위한 대폭 물갈이의 필요성도 크지만 이로 인해 소모적인 갈등과 마찰이 빚어진다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수사권 조정도 대세를 거스를 수 없게 된 만큼 국민들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미비점 보완에 무게를 두고 조직 구성원들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한 윤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반발은 거세다. 정치적 공세 측면도 있지만 윤 후보자 스스로 이런 의혹을 불식시킬 책임이 있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 또한 검찰 개혁의 요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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