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발 비행기 회항 과정에서 승객들 불안…제주항공 "문제 없었다"
필리핀에서 12일 새벽 3시 30분쯤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던 중 기체 이상으로 긴급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 내부 모습. 독자 제공

필리핀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던 중 기체 이상으로 긴급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 안의 긴박한 상황이 한 탑승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했던 A씨는 1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소마스크가 끊어지도록 당겼는데, 산소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지난 12일 새벽 2시30분 필리핀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이날 오전 7시30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A씨에 따르면 여객기는 관제탑의 안내에 따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은 3시30분에 이륙했다. 문제는 이륙 후 발생했다.

A씨는 “이륙 후 기내에 ‘삐, 삐, 삐’ 경보음 같은 소리가 계속 나고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며 안이 매우 추워졌다”며 “4시쯤 산소마스크가 떨어졌고 ‘비상사태입니다. 탑승객분들은 벨트와 산소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객기가 급하강을 시작하며 고막이 터질 정도의 고통이 있었는데 더 큰 문제는 승객들 머리 위로 떨어진 산소마스크가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던 점”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아내 혼자 아이들 넷을 어떻게 키우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로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여객기는 회항해 필리핀 클락 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A씨는 “도착 후 여객기 문을 바로 열면 고막이 터진다고 해서 문도 못 열고 다시 대기했다”며 “무사히 착륙해서 다행이지만, 항공사 측의 대처가 미흡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항공사 측이 지연ㆍ결항 시 10만원을 보상해준다는 양식을 가져와 서명만 강요했다며 “회항에 대한 보상도 아닐뿐더러 합의에만 급급한 모습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체 이상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계기판 경고등 센서 오류”라며 “조종석에서 매뉴얼대로 경고등이 켜진 뒤 안내 방송을 하고 산소마스크를 제공하고 승무원들도 매뉴얼대로 행동했다”고 해명했다. 제주항공 설명에 따르면 기장의 안내 방송 후 사무장 및 승무원들은 산소통을 갖고 객실 환자가 있는지, 탑승객들이 산소마스크를 착용했는지 확인했다.

특히 산소마스크에 관해 관계자는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도 마스크가 필요 없는 상황이면 산소가 나와도 체감할 수 없다. 실제 기내 상황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산소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일 뿐, 산소마스크가 고장 난 게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또 “당시 여객기에서 산소가 약하게 나오기 때문에 산소가 나온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안내했지만, 일부 승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기내 점검 결과 빈 좌석을 제외한 모든 산소통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고막이 터질 정도의 고통”이라는 탑승객 발언에 대해선 “정상적인 착륙 수준의 고도 하강이었지만, 승객에 따라서 고막이 아플 수는 있다. 보통 감기 환자의 경우 정상 착륙의 경우에도 귀가 멍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회항 여객기로 피해를 본 탑승객들에게 지연ㆍ결항 보상 동의서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보상금 제공을 위해 드린 서류인데, 이 증빙서류가 지연ㆍ결항 보상 동의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동남아 노선은 12시간 이상 지연시 보상금이 7만원이지만, 이번 클락 항공편은 식당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10만원 보상금을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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