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웸블리 공연 직관이라니”, “깨알 자랑 나 연아 경기 직관했다”, “5년 만에 직관했는데 그날이 류현진 선수 완봉승한 날...” 세 보기에서 ‘직관’ 또는 ‘직관하다’라는 말이 쓰였다. ‘직관(直觀)’은 ‘직접 관람’의 줄임말이다. 이와 달리 국어사전에 실려 있는 ‘직관’(直觀)은 “대상이나 현상을 보고 즉각적으로 느끼는 깨달음”의 뜻으로 철학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새말 ‘직관’, ‘직관하다’는 경기나 공연을 텔레비전 대신 현장에서 직접 보는 일을 뜻한다. 야구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을 ‘야구 직관’, 축구 경기는 ‘축구 직관’이라고 한다. 텔레비전, 인터넷을 통한 중계방송이 발달하여 집에서 편안하게 경기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서 관람’한다는 뜻에서 ‘직관’에 대응시켜 ‘집관’이라는 새말도 만들어 쓴다. 그렇지만 현장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생생함 때문에 돈과 시간을 들여 ‘직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BTS 웸블리 공연 직관’에서 ‘웸블리’는 영국 런던의 유명 축구장 ‘웸블리 스타디움’이다. 이달 초 ‘21세기 비틀스’로 평가받는 한국의 방탄소년단(BTS)이 여기서 두 차례 공연을 펼쳤다. 세계 12만 명의 열성 팬들이 한국 노래에 흠뻑 빠지며, 한국어로 함께 노래했다고 한다. 7명의 방탄소년단은 기자회견도 한국말로 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이지만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1명밖에 없다. 이들은 영어권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를 불러 인기 최고를 누린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언어는 한국어인 셈이다. 세계에 한국어를 알리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방탄소년단은 최고의 한국어 교사다. 언젠가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직관하며’ 세계 팬들과 함께 한국어로 떼창을 하고 싶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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