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함’ 홈피에 설문 게시했다 논란 일자 삭제… “검토한 바 없는 정책” 해명
기획재정부가 1주택자에 대한 현재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대국민 설문 형식으로 물었다가 논란이 일자 돌연 중단했다. 기재부는 “이런 정책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실무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제정책의 총괄 부처가 충분한 검토 없이 민감한 문제를 설문에 부쳐 국민들의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정책 설문 사이트 ‘국민생각함(https://idea.epeople.go.kr)’에 ‘현행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설문을 올렸다.
글에는 “최근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양도차익이 과도하게 발생함에 따라 현행 제도가 무주택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커지게 한다” “주택가액과 관계없이 다주택자는 양도세가 부과됨에 따라 조세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대부분 현행 세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손을 들었다. 총 326명의 투표자 중 91.4%(298명)이 현재 과세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기재부 설문 캡쳐본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재부는 설문 종료를 하루 앞둔 11일 글을 삭제했다. “실제 검토하고 있지 않은 정책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한 꼴이라 혼란을 줄 수 있어 삭제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제도의 폐지를 전혀 검토한 바 없으며 향후 검토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 동안 국민생각함 홈페이지에는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지 않아 실무 담당자가 스스로 판단해 글을 게시해 왔다”며 “실제 정책과 관계없고 파장이 클 수 있겠다 판단해 삭제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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