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있으면 취업ㆍ경력에 제약”
한국 여성 찬성률, 日여성의 2배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20~40대 여성들은 같은 세대 일본 여성에 비해 젠더 의식이 높고, 결혼과 육아에 대한 부담도 더욱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보다 개인의 직업적 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므로 여성에게 관습적으로 요구되는 가족 돌봄 역할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1일 한국과 일본의 25~44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 및 가족가치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으면서도 젠더 이슈와 가족 변화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성평등 관점에서 저출산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한국여성은 일본 여성에 비해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동의 수준이 낮았다. ‘남자가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여자가 할 일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생각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일본여성의 19.2%가 긍정한 반면 한국 여성은 7.4%만 찬성했다. ‘남성이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한국여성의 96.0%가, 일본 여성의 86.3%가 동의했다.

결혼과 육아에 대한 부담은 한국여성이 훨씬 크게 느꼈다. ‘결혼은 부담이다’라는 의견에 대해 일본여성은 32.3%가 찬성한 반면 한국여성은 절반이 넘는 64.0%가 동의했다. ‘결혼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의견에는 한국여성의 40.0%, 일본여성 32.7%가 반대했다. 양육에 대해서도 ‘자녀는 부모에게 재정적 부담이다’라는 의견에 한국여성 61.2%가 동의했다. 반면 일본여성의 찬성률은 36.6%에 그쳤다.

이는 한국여성이 가족을 구성하는 것보다 개인의 성취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과 연관된다. ‘결혼보다 나 자신의 성취가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 일본 여성은 28.2%였지만 한국여성은 절반에 가까운 44.4%가 찬성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여성의 77.2%가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취업 및 경력 기회가 제약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일본 여성 찬성률(35.6%)의 약 두 배였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노동참여가 자녀양육으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사회 전반적인 성평등 확산, 가족구성의 선택권과 다양성 보장, 고용상의 제반 성차별 해소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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