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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바뀌면서, 세대에 맞게 몇 살 때는 무엇을 하고 언제까지는 무엇을 해 놔야 한다는 등의 고정 관념이 사라지고 있다. 시기를 정하기보다 각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사는 다양한 모습들이 생기면서 서로의 다른 모습도 이해하려는 인식의 변화도 느껴진다. 취업이나 결혼, 출산 등은 늦어지고 있지만 퇴직은 빨라져 여러 개의 직업을 갖기 위해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입시에 내몰리는 10대들은 천방지축 청소년 시절이나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보낼 틈도 없이 금세 애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각종 매체와 기기에 노출되다보니 무언가를 흡수하는 능력도 빨라진 한편, 그 또래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 주변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꼬마들도 많다.

세상의 수많은 어휘 중에는 당연히 아직도 낯선 말들이 많다. 얼마 전 책을 읽다 만난 어휘는 ‘자깝스럽다’라는 말이었다. ‘그 아이가 하는 말은 어딘가 어른들을 흉내 내는 자깝스러운 구석이 있어 어색했다.’ 정도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자깝스럽다’는 어린아이가 마치 어른처럼 행동하거나, 젊은 사람이 지나치게 늙은이 흉내를 내어 깜찍한 데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서의 ‘깜찍하다’는 ‘작고 귀엽다’는 뜻이 아닌 ‘생각보다 태도나 행동이 영악하다’로 뜻이다. 이로 보아 ‘자깝스럽다’는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을 때에 주로 쓰이는 말인 듯하다.

세상이 바뀌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천진난만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른이 되면 겪게 될 세상이지만, 어릴 때만이라도 ‘자깝스럽게’ 굴기보다는 즐거운 일이 많아 더 크게 웃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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