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새 역사 도전 최대 걸림돌은 체력이다. 하지만 대회에 앞서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정정용표 ‘체력훈련’의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폴란드에서 진행중인 2019 U-20 월드컵 4강에 올라있는 한국은 12일(한국시간) 3시 30분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에콰도르와 4강전을 앞뒀다.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 축구 역사상 이 대회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되고, 더 나아가 최초의 우승까지도 내다볼 수 있게 되지만 체력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지울 수 없다.
한국은 8강 세네갈전 승리 이후 휴식시간이 부족했다. 에콰도르보다 하루 덜 쉬고 4강에 임한다. 게다가 세네갈을 상대로 전ㆍ후반 혈투 끝에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벌여 체력소모가 컸다. 이전까지 경기 간격이 다른 팀들에 비해 짧았고, 경기 때마다의 이동거리가 긴 편이라 체력 충전이 쉽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전천후 활약으로 ‘에이스’임을 입증한 이강인(18ㆍ발렌시아)의 체력 회복도 관건이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전까지 모두 선발 출장해 풀타임 또는 경기 막판 교체아웃 됐다. 세네갈과 8강전 때는 경기장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엔 ‘믿는 구석’이 있다. 체력을 중시하는 정 감독의 철학에 오성환(37) 피지컬코치의 전문적인 지도가 겸비돼 갖춰진 체력관리 시스템이다. 이미 4강까지 오는 고된 과정을 견뎌낸 것도 정 감독의 체력훈련 효과가 한 몫 했단 평가다. 실제 정 감독은 대회에 앞서 4월 소집 때부터 체력 다지기에 중점을 뒀다. 120분을 뛰어도 거뜬한 체력을 만들겠단 집념을 보였는데, 이강인조차도 “체력훈련 강도가 세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의 고강도 훈련이었다고 한다.
체력과 함께 정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4강에선 전반전을 수비위주로 버틴 뒤 후반에 이강인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정 감독은 앞서 “당연히 힘든 부분도 있지만 상대도 똑같다고 생각하려 한다”며 상대 전술과 컨디션을 지켜 봐가며 전술을 운용할 뜻을 전했다.
4강 상대 에콰도르는 이번 대회서 한국 못지 않은 돌풍의 팀이다. 한국은 지난달 18일 이 대회를 대비해 에콰도르와 가진 평가전에서 이강인의 득점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지만, 이후 에콰도르는 본선에서 점점 더 단단해져 가고 있어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루블린(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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