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어빙턴 V.스켐프' 판결 이후 사실상 사라졌던 미국 공립학교의 성경 수업이 50여 년 만에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aclu.org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월 8일 기독교 보수단체인 ‘Project Blitz’가 공립학교 성경교육 강화 및 제도화를 위해 독자적인 법안을 만들어 각 주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있으며 이미 법안을 통과시킨 켄터키주를 비롯해 최소 10개주에서 그들의 요구가 먹히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그 움직임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가운데 한 명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수많은 주가 성경강독 과목을 도입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성경을 배울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복귀의 시작인가? 멋지다!(Starting to make a turn back? Great!)”라고 썼던,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말한 복귀의 귀착지는 1963년 6월 17일 미 연방대법원의 ‘어빙턴교육구 v. 스켐프(School District of Abington v. Schempp)’ 판결 이전의 미국이다. 그 전까지 미국 대다수 공립학교 학생들은 매일 아침 주기도문과 성경 일부 구절을 의무적으로 낭송해야 했다.

펜실베이니아의 유니테리언파 신자 에드워드 루이스 스켐프와 아내 및 두 아이는 자녀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에서 매일 아침 최소 10개의 성경 구절을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읽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신앙적 신념을 훼손하며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필라델피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재판부는 스켐프 일가를 편들었다. 펜실베이니아주 의회는 부모가 서면으로 요청할 경우 성경 낭독을 면제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한 뒤 항소했지만, 스켐프는 그런 조치 역시 아이들의 교유관계 및 교사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맞섰고, 항소법원도 스켐프의 뜻에 동조했다. 월 워런(Earl Warren) 대법원장을 주심으로 한 연방대법원은 앞서 공립학교 성경교육이 합헌이라 판결한 매릴랜드주의 소송과 병합 심리, 판사 9명 중 8명의 위헌 판단에 따라 1963년 6월 17일 펜실베이니아 1심 재판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공립학교에서 의무적인 기도는 불법화됐다.

그 헌법적 판단에 대한 반격(기습 공격)이, 미국 대통령의 응원 속에 시작된 것이다. 주도자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수정헌법 1조의 가치에 도전하는 게 아니라고, “성경은 서구문학과 미국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객관적으로 종교와 성경을 공부할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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