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이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4강에서 로저 페더러를 3-0으로 꺾고 환호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라파엘 나달(33ㆍ2위ㆍ스페인)과 도미니크 팀(26ㆍ4위ㆍ오스트리아)이 또 다시 운명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두 선수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우승컵을 놓고 맞붙게 됐다.

먼저 결승에 올라 ‘흙왕좌’ 방어에 나선 건 나달이다. 나달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4강에서 로저 페더러(38ㆍ3위ㆍ스위스)를 3-0(6-3 6-4 6-2)으로 손쉽게 제압하고 가볍게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나달은 이번 결승에서 18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도전자’ 팀의 결승 진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팀은 우천으로 두 번이나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며 1박2일간 진행된 4강에서 노박 조코비치(32ㆍ1위ㆍ세르비아)를 3-2(6-2 3-6 7-5 5-7 7-5)로 간신히 제압했다. 팀은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를 상대로 승기를 잡을 때마다 경기가 중단돼 상승세가 꺾일 만도 했지만 끝내 2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번 대결은 ‘클레이 황제’ 나달의 최종 방어전이다. 통산 13회 우승 중 9번을 클레이코트에서 거두며 ‘클레이의 왕자’로 불리는 팀도 지금까지 나달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나달은 지난해 결승에서 팀을 3-0으로 꺾고 11번째 롤랑가로스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7년 준결승에서도 팀을 간단히 제압했다. 역대 롤랑가로스 전적을 놓고 봐도 나달의 우세다. 팀과 3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의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나달은 결승을 앞두고 ATP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오픈 같은 대회의 결승전에서 만나는 상대는 언제나 매우 높은 레벨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스포츠의 룰”이라며 “하지만 나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롤랑가로스에서 92승 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선수답게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소감이었다.

도미니크 팀이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4강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3-2로 꺾고 환호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역대 통산전적으로 넓혀서 보더라도 나달은 팀에 8승 4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에선 팀이 웃었다. 팀은 4월 바르셀로나 오픈 4강에서 나달을 꺾고 이 대회 우승까지 이뤄냈다. 팀은 조코비치와 함께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4번 이상 이긴 ‘유이’한 선수다.

‘빅3’ 아성을 넘보는 팀으로선 체력 문제가 관건이다. 팀은 4강전 이후 휴식도 없이 결승을 치르게 돼 이틀 동안 충분히 체력을 회복한 나달에 비해 불리한 처지다. 하지만 팀은 꼬인 일정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ATP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4강전 덕분에 아드레날린으로 가득 찼다”며 “전혀 피곤하지 않다. 피곤은 이 대회가 끝난 뒤에나 찾아올 것이다. 내일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 부을 준비가 됐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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