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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김원봉 언급’ 후폭풍… 야당 “사회 분열” 여당 “억지 생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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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김원봉 언급’ 후폭풍… 야당 “사회 분열” 여당 “억지 생채기”

입력
2019.06.07 18:26
수정
2019.06.07 20:4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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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야당의 분노와 비난 유도” 오신환은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

민주당 “한국당, 아직 냉전시대에” 정의당 “친일파 뿌리 자백” 두둔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항일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광복 이후 행적에는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데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내면서 굳이 그의 공적을 언급해 되레 이념 갈등만 부추겼다고 날을 세웠다.

보수 야당의 비판은 우선 김원봉 공적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6ㆍ25 전쟁으로 희생된 순국 선열을 기리는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었다는 데 모아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남당 정석모 전 국회의원 추모식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6ㆍ25 희생자들을 기리는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았어야 할 이름을 언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원봉을 겨냥해 “독립운동을 한 것은 귀한 일이지만, 독립운동 한 분들이 잘못했으면 그것은 별도로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다.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날 한국전쟁 당시 북한 고위직을 역임하고 훈장까지 받은 분을 언급한 것은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보수 야당들은 또 문 대통령이 “애국 앞에 진보ㆍ보수가 없다”고 발언하면서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거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좌파 진영을 더 편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3ㆍ1절 경축사에서 빨갱이 낙인찍기가 친일의 잔재라고 비난하고,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선 야당 대표 앞에서 ‘독재자의 후예’를 언급한 점을 열거하면서, 대통령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또다시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었다”면서 “겉으로 통합을 내걸었지만 보수 우파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에게 진정 사회와 정치 통합의 의지가 있느냐”며 “통합을 말하려다 이념갈등만 부추기며 사회통합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연이은 분열 지향적인 발언에 국민은 불안해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의원도 “대통령이 앞장서 국론을 분열하고 이념 전쟁으로 몰아가는 의도”라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특단의 각오로 운동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극 맞받아쳤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억지로 생채기를 내면서 분열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보라”고 일축했다. “색깔론 공세를 펴는 한국당은 아직 냉전시대 분단 이데올로기가 굳건히 버티는 듯해 안타깝다”(박찬대 원내대변인)는 등의 비판 논평들도 연달아냈다. 문 대통령을 향해 6일 페이스북에 “탄핵 대상” “빨갱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은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을 엄벌하라는 역공도 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현충일에 김원봉 소환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라 아쉬운 면은 있다”는 의견이 새어 나왔다. 정의당도 한국당을 겨냥해 “약산 선생과 같은 이들을 때려 잡던 친일파가 정당했다는 항변이며, 자신들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다는 자백일 뿐”이라고 역공에 가세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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