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ㆍ추경 심사 요구엔 “경제실정 청문회가 먼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의 공적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7일 “또다시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었다”며 “국민에게 ‘누구 편이냐’ 다그치는 모습으로 결국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치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겉으로 통합을 내걸지만 실제로 균열을 바라고, 대화를 얘기하지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일부러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정치를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기 위해 보수 우파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하는 느낌”이라고도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신년사부터 전날 현충일 추념사까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짚으며 “매우 자극적이고 위험한 발언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3ㆍ1절 경축사에서는 ‘빨갱이’라는 단어를 쓰며 적대적 역사인식을 표출했고, 5ㆍ18 기념식에서는 ‘독재자의 후예’라는 표현을 썼으며, 현충일에는 김원봉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 목숨 걸고 싸운 전사자의 가족을 초청하고 김정은과 손을 맞잡은 사진이 담긴 책자를 남겨줬다”며 “인간의 기본적 도리마저 저버린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6ㆍ25 참전전사와 호국영령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는 날에 그들을 적으로 남침을 주도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마땅히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엊그제 선거법까지 표결하겠다며 또다시 날치기를 시도하겠다고 했다”며 “지금 여당의 모습은 야당을 무시하고 날치기를 강행하는 ‘날치기 중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몽니 야당, 발목잡기 야당의 대명사였던 여당이 제1야당의 최소한의 저항마저 묵살하려 하고 있다”며 “야당에 책임에 전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비판했다.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소득주도성장 실패에 따른 반복 추경이자 국민 빚더미 추경이고, 일자리 조작 추경”이라며 “총선용 추경은 전액 삭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추경안 심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실정 청문회”라면서 “경제가 이렇게 망가졌는데 무엇이 잘못됐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지는 게 먼저”라고 여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