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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슬로벌라이제이션, 신흥국 경제에 타격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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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슬로벌라이제이션, 신흥국 경제에 타격될 것”

입력
2019.06.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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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2019년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2019년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0여 년 동안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글로벌 연계성의 확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3일 개막한 ‘2019년 BOK(한국은행의 영문 약어) 국제컨퍼런스’의 개회사에서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은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려왔고, 이 과정에서 신흥국의 많은 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났다”며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가치 사슬 약화, 은행의 국외대출 위축과 함께 최근엔 무역분쟁까지 가세하며 글로벌 연계성의 확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 상황을 ‘세계화 흐름의 전환기’라고 규정한 이 총재는 지난 30년의 글로벌 연계성 강화가 안겨준 과제로 먼저 각국 경제의 해외요인 영향력 확대를 들었다. 신흥국 입장에선 국제무역을 고리로 선진국과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졌고, 금융시장이 통합되면서 선진국 통화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자금 유출입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중앙은행 입장에선 통화정책 자율성 확보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우려다.

이 총재는 또 다른 과제로 경쟁 격화에 따른 경제적 격차 발생을 들었다. 그는 “선진국은 비교열위 산업에서 실업이 증가하고 일부 중하위계층 소득이 정체됐고, 신흥국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임금 격차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소득불평등 확대가 세계화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형성한 것이 최근 미국 등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배경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이 총재는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zationㆍ세계화 속도 둔화)’이란 신조어를 언급하며 글로벌 연계성 확장세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 또한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가 추동했던 국제분업과 기술확산이 위축되면 무역 의존도가 높고 내수 기반은 약한 신흥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이 총재는 “글로벌 연계성 확대의 성과를 보전하면서도 부정적 영향은 줄여야 한다”며 △구조개혁을 통한 국내 경제의 해외충격 대응력 강화 △노동시장 유연성 개선 및 사회안전망 확대 △국제적 정책공조를 정책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악화일로인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상품뿐 아니라 아이디어, 지식, 혁신이 교류ㆍ전파되는 중요한 통로인 글로벌 연계성이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4일까지 진행되는 BOK 국제컨퍼런스는 한은의 연례 국제학술대회로,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진행된다. 첫날 기조연설은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과 카르멘 라인하트 미 하버드대 교수가, 둘째날은 찰스 엥겔 미 위스콘신대 교수가 각각 맡는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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