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출이 지난 4년간 3.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에 이어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6일 발표한 ‘한국 의약품 수출경쟁력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은 37억2,000만달러(약 4조4,2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의약품 수출은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출의 0.61%를 차지, 2010년(0.25%) 대비 2배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출 금액도 11억7,000만달러에서 37억2,000만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의약품의 2014∼2018년 연평균 수출 증가율도 21.1%로 반도체(19.3%), 컴퓨터(8.7%), 자동차(-4.1%), 무선통신기기(-12.8%) 등 주요 품목을 크게 앞섰다.
2017년 국가별 의약품 수출 순위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22위, 점유율 0.46%로 중국(10위, 2.06%)과 일본(19위, 0.70%)에 뒤졌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중국과 일본이 각각 11위(1.94%)와 18위(0.85%)로 그 동안 순위와 점유율이 답보하거나 후퇴한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의 27위(0.23%)에 비해 순위는 5계단, 점유율은 2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내수보다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2014∼2017년 연평균 35.6%나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 경쟁력이 커지면서 특정 시장에서 양국간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수출경합도(ESI) 지수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2017년 기준 한ㆍ미 ESI 지수는 0.51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고, 독일(0.44)과 일본(0.33)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2018년 기준 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이진형 연구원은 “한국 의약품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 수출경쟁력, 의약 선진국 그룹과의 경합도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제도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의 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의약품산업이 반도체를 잇는 제2의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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