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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소식]”인공지능 개발해 사회 자산화하겠다”…㈜인공지능연구원 김진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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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소식]”인공지능 개발해 사회 자산화하겠다”…㈜인공지능연구원 김진형 원장

입력
2019.05.2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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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선진국인 미국 중국 따라가기는 역부족

외국 기술 소화해 한국식 인공지능 만들어야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 제작해 오픈소스화 할 것”

인공지능연구원 김진형 원장이 대화형 인공지능 문지기 ‘맹문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공지능연구원 김진형 원장이 대화형 인공지능 문지기 ‘맹문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년 등장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기사로 평가되는 바둑기사 이세돌로부터 승리를 거머쥐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업계 전망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 트랙티카(Tractica)는 인공지능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7년 6.4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368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성남 판교에 위치한 ㈜인공지능연구원 김진형 원장의 말에 따르면 알파고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인공지능 붐’이 오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다. 컴퓨터 하드웨어 성능이 급성장하며 인공지능의 성능도 높아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알파고 등장 일년 전부터 인공지능이 성장할 것을 알고 있어 인공지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인공지능연구원은 정부 주도로 공공 영역의 인공지능 공동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네이버, 삼성전자, SKT, LG전자, KT 등 7개 기업이 출자한 인공지능기술 연구개발기업으로 인공지능 관련 국책과제, 민간 수탁 과제, 자체 연구개발 등을 수행한다.

김 원장은 “기술의 민주화 흐름에서 인공지능이 주는 혜택이 넘쳐난다. 우리도 공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사회적 자산을 만들고 기술의 민주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업계는 관련 전문가와 교육기관의 수가 매우 적다는 한계를 갖고 있어 인공지능 선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김 원장은 그 같은 한계를 잘 알고 현실적인 목표에 주목했다.

김 원장은 “중요한 것은 알지만 원천기술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은 인공지능 불모지 격인 한국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며 “외국의 선진 인공지능 기술을 배워 한국에 적용시키는 실용적인 목표에 집중해 한국식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식 인공지능 제작은 인공지능 업계의 ‘오픈소스화’ 흐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 기술 테스트 플랫폼인 딥마인드랩(Deep Mind Lab)과 인공지능 플랫폼 텐서플로우(TensorFlow)를 공개하는 등 오픈소스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즉 원천기술이 없이도 해외의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을 자유롭게 갖다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 인식 기술의 경우 해외의 것을 국내에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언어 인식 인공지능의 경우 외국에서 개발한 시스템은 한국어에 매끄럽게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인공지능연구원은 한국어 자연어 인식에 집중했다.

판교 인공지능 연구원은 2016년 설립 이후 4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아바타형 대화 시스템 ‘맹집사’, 행사 안내를 돕는 ‘맹애리’, 책을 읽고 대화하는‘맹작가’, 신문기사를 알려주는 ‘맹소식’ 등이 있다. 이름이 ‘맹’자 돌림인 이유는 연구 초기 사람 말을 잘 못 알아 들어 붙인 이름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 이름을 역설적이게도 그대로 쓰고 있다.

연구원의 대표 연구 성과인 ‘맹집사’는 자연스런 인터페이스와 전문 지식이 결합된 아바타형 대화 시스템이다. 기존의 인공지능 제품들이 음성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맹집사의 경우 눈맞춤, 립싱크, 제스처, 표정으로 대화할 수 있어 정서적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 안내, 큐레이터 등 금융 및 보험 상품 안내, 민원 상담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맹집사에 대해 “테스트를 위해 금융권과 접촉 중에 있다”면서 “금융권에서 실전 테스트를 통해 적용 범위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이후에는 대화형 아바타를 만드는 플랫폼을 생산해 오픈소스로 공개해 사회적 자산화 할 것”이라며 대화형 아바타 ‘맹집사’가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롭게 쓰일 수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맹소식은 사용자 개인의 특성에 맞춰 기사를 요약하고 대화를 통해 소식을 전달하는 대화형 신문기사이다. 맹소식에 대해 김 원장은 “기존의 뉴스 요약 프로그램의 경우 뉴스를 줄줄이 읽어줄 뿐”이라면서 “반면 맹소식은 필요한 기사를 요약해 토막을 읽어준다. 추가 질문 또한 가능해 대화형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연구원은 이외에도 ‘딥러닝’과 ‘설명 가능한 AI기술(eXplainable AI)’을 소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연구원에서 개발한 제철소 용광로 상태 예측 프로그램의 경우 제선공정 용광로 폐공시점을 예측해 공정을 효율화 할 수 있어 실제 포스코의 공정에 적용됐다. ‘설명 가능한 폐암 진단 시스템’의 경우 기존의 진단 시스템이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극복했다.

다음은 김진형 원장과의 일문일답.

한국 인공지능 전문가 달랑 168명…논문 수는 바닥권

“기술 현주소 알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식견 필요”

그림 2행사 진행자 맹애리의 컨셉트샷. 가상 캐릭터가 행사에서 손님과 눈을 맞춰가며 안내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알파고 등장 이후 인공지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기술력은 미국이 더 뛰어나지만 중국의 경우 데이터를 잘 모아 활용하는 데 우수하다. 또 인공지능의 경제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사람을 위해 인공지능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연구 상황은 어떤가?

“한국에서 인공지능을 시작할 때 능력은 거의 ‘0’에 가까웠다. 최근에 본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인공지능 전문가는 168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체 인공지능 관련 논문 수는 10위 권으로 거의 바닥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향상시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 데이터 이용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소위 인공지능 붐이다. 마치 신적인 존재가 등장한 것 같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나?

“언론에서 인공지능이 신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엄청 어려운 일이고, 자연어를 처리하는 것도 현재 매우 제한적이다. 그런 식의 한계도 잘 알아야 한다. 기술의 현주소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잘 활용하려는 식견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새롭게 연구중인 주제가 있나?

“대화형 아바타 플랫폼을 만든 뒤 공개해 누구나 어려운 과정 없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완성된다면 은행, 구청, 병원, 보험사 등등 매우 다양한 곳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기초연구나 혁신을 위해 문 닫고 앉아서 끙끙대는 고전적인 연구원은 별로다. 굉장히 빠르게 기술을 습득해서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는 연구원을 원한다. 우리 연구원은 문제 해결을 돕는 연구원이다.”

권경연(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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