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탱크 터져 6명 중경상…견학 왔다 참변
“굉음 수㎞까지 들려”…충격에 건물 와르르
23일 오후 6시22분쯤 강원 강릉시 대전동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입주업체에서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 권모(38)씨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정부가 혁신성장 전력으로 삼고 있는 수소경제와 관련된 사고라는 점에서 사고 원인에 따라 정부의 로드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숨진 권씨 등은 경영인 모임에서 이날 강릉으로 견학을 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또 업체 직원 김모(45)씨와 최모(28ㆍ여)씨 등 6명이 중경상을 입고 강릉아산병원과 고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들은 폭발 충격과 무너진 건축물 잔해에 깔려 다리가 부러지고, 복부 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3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158명과 장비 49대를 투입해 현장을 수습했다. 당국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한국전력공사의 협조를 받아 야간 조명을 설치한 뒤 무너진 건물 잔해 수거 및 추가 수색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사고가 일어난 곳은 태양열과 수소를 가지고 연료전지를 만드는 공장으로 400㎥ 규모 수소탱크 3기를 시험가동 하던 중 굉음과 함께 폭발을 일으켰다. 탱크 1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고, 나머지 2대는 측면이 심하게 찢어졌다.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당시 강한 충격으로 5,190여㎡ 규모 건물 1층이 폭삭 무너졌고, 인근 건물 2개동도 벽면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폭발 당시 인근 신소재사업단에서 퇴근을 준비하던 업체 직원들은 “충격과 강한 진동으로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건물이 힘없이 주저 앉았다”며 “100여m 떨어진 인근 건물의 외벽이 떨어져나가고 유리창도 파손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날 폭발은 폭발 지점에서 수㎞ 떨어진 강릉시내에서도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상당한 규모였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폭발이 일어난 뒤 강릉시는 과학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에게 “추가 폭발 등 안전사고에 주의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혹시 지진이 또 발생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폭발사고가 난 강릉벤처공장은 강원도가 바이오, 신소재 등 전략산업육성을 위해 2007년 조성한 곳이다. 현재 4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건물 내에 여러 업체가 모여 있는 특성 상 폭발과 건물붕괴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경찰은 수소탱크 시공 등이 규정대로 이뤄졌는지 사고 원인을 규명에 나섰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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