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향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물론 의견의 차이는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차이점들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그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23일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 앞서 권양숙 여사, 노건호씨 등과 환담의 시간을 갖고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노 전 대통령의 5년 임기 내내 대미 카운터파트였다.
이날 추도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두 정상이 임기 중 함께 처리한 굵직한 사건들을 언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거론한 첫 사건은 자이툰 부대 파병이었다. “노 대통령 임기 중 대한민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 주신 주요한 동맹국”이라며 운을 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자유 전쟁 수호에 대한민국의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점 중 하나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두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체결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저희는 또한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체결”했다며 “오늘날 양국은 세계 최대 무역 교역국으로서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두 정상은 한미연합사령부를 비롯한 용산 기지 미군 병력을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내용에 합의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아버지 부시(조지 H. W. 부시)와도 만났다. 2003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초청으로 방한한 아버지 부시는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만찬을 가졌다. 노무현-부시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아버지 부시가 먼저 한국을 찾아 ‘아이스 브레이커’ 역할을 했다.
오늘(23일) 부시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와 식전 환담을 하며 노·부시가(家)는 2대째 연을 이어갔다. 부시 전 대통령은 환담 자리에서 노씨에게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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