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개악 피해사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10.9% 올랐는데, 제 월급은 12만원 가까이 줄었어요.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아질 줄 알았는데, 왜 월급이 깎여야 하나요.” (조영란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부지부장)

정부가 21일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를 가져왔다고 공식 확인하자,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 등으로 최저임금 인상효과가 반감됐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강조할 때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피해사례를 발표했다. 2018년도 최저임금까지는 기본급과 고정수당만으로 계산했는데, 같은 해 5월 국회가 정기상여금(최저임금의 25% 초과)과 복리후생비(최저임금의 7% 초과) 등을 최저임금 내로 포함시키기로 법을 개정하면서 실질 임금이 깎였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예컨대 조 부지부장과 같은 학교비정규직의 경우, 올해부터 복리후생비 19만원(교통비 6만원, 식대 13만원) 중 최저임금의 7%(12만2,160원)를 초과하는 약 6만7,000원이 산입범위에 포함됐다. 학교 비정규직 1년차의 평균 임금을 보면, 2018년 법정 최저임금은 157만3,770원이지만 수당을 포함해 실제로 182만9,790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법정 최저임금(174만5,150원)이 17만1,380원 올랐어도 복리후생비 산입액을 빼면 167만7,311원을 손에 쥐게돼 오히려 지난해보다 15만2,479원 깎였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낮은 기본급을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로 상쇄했던 저임금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못봤다는 주장이다.

또한 민주노총이 지난 8일부터 2주간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된 사례 100건(중복포함)을 접수ㆍ분석해 보니 △상여금 삭감 및 기본급화(22%) △수당 삭감 및 기본급화(20%) △휴게시간 늘리거나 근로시간 줄이기(16%) 등의 피해가 있었다. 유근영 마트산업노조 조직국장은 “대형마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후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무일도 주3,4일로 줄어들어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기에 앞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현장에 제대로 안착되지 않은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문제의 본질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여전히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률로 인한 부정적 영향 논의에만 빠져있지 말고,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관점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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