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 2연패
언더파 단 6명 나온 어려운 경기… 8언더파 기록 압도적 실력 입증
2년 새 메이저 4승 무서운 상승세... WSJ “골프의 왕” 타이틀 재평가
브룩스 켑카(왼쪽)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 코스에서 열린 제101회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여자친구 제나 심스와 함께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파밍데일=AP 연합뉴스

브룩스 켑카(29ㆍ미국)가 세계 골프계를 평정할 기세다. 타이거 우즈(44ㆍ미국)의 계보를 이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로 로리 매킬로이(30ㆍ영국), 조던 스피스(26ㆍ미국), 더스틴 존슨(32ㆍ미국), 제이슨 데이(31ㆍ호주) 등이 거론되지만, 최근 2년 새 메이저 대회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켑카의 상승세가 이들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아직 서른을 넘기지 않은 켑카의 메이저 승수가 잭 니클라우스(79)의 18승을 넘어설 수도 있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켑카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파70ㆍ7,459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를 기록, 2위 더스틴 존슨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6개를 쏟아내는 등 부진한 끝에 4오버파 74타를 기록했지만, 2위에 무려 7타를 앞선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덕을 봐 끝내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ㆍ전 라운드 선두) 우승을 따냈다.

타이거 우즈가 2002년 이 코스서 열린 US오픈 때만 해도 3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는데, 당시 코스 길이는 현재(7,459야드)보다 200야드 이상 짧은 7,214야드였다. 그간 코스설계가 더 쉬워진 것도 아니며, 이번 대회를 언더파로 마친 선수는 156명 가운데 단 6명뿐이란 사실에 비춰봤을 때 선수들이 코스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볼 수도 없다. 그저 켑카의 실력이 뛰어나단 분석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회를 마친 켑카는 “내가 거뒀던 우승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켑카의 시대’가 열렸단 평가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켑카는 골프의 왕(Brooks Koepka Is the King of Golf)’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리 주목 받지 못한 그에 대한 재평가를 내놨다. 이날 우승으로 재작년 US오픈을 시작으로 최근 2년새 열린 최근 9개 메이저 대회에서 무려 4승을 쓸어 담은 켑카는 US오픈과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배짱과 여유를 겸비한 그의 정신력도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바닷가에서 대회가 열릴 때면 대회 전후 배를 띄워 낚시를 즐기고, 때론 상대 선수 응원 소리를 ’집중’의 계기로 삼곤 한다. 이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11~14번홀 연속 보기를 쏟아내며 존슨에게 한 타 차로 쫓겼던 그는 “갤러리들이 ‘DJ(더스틴 존슨의 약자)’를 외친 덕에 정신을 더 집중했고, 15번홀에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고 했다. 켑카는 집념의 원동력 비결에 대해 “지거나 2위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우승하려고 (플레이를)한다”면서 “실패를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켑카의 이날 우승으로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다. 한국 선수 가운덴 강성훈(32ㆍCJ대한통운)이 이븐파 280타를 기록, 단독 7위에 오르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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