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유민주사상에 근접… 9ㆍ19 군사합의는 꼭 이뤄져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한국국방연구원이 개최한 ‘2019 안보 학술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가진 첫 공개 강연에서 지난해 9ㆍ19 군사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지침을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했다.

송 전 장관은 16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2019 안보학술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남북이) 상호신뢰를 구축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 협력을 견인하려면 이 군사합의서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합의서로 평가 받기를 기대해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송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조율할 당시 문 대통령이 내린 지침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일방적 양보는 없다. 꼭 상대적으로 해라 △한 번에 다 하지 말라. 점진적ㆍ단계적으로 해라 △과거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하라 등 3가지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지침에 따라 협상이 진행됐고 같은 달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판문점선언(4ㆍ27 남북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가 마련됐다.

송 전 장관은 또 “냉전 체제 때는 체제 유지를 위한 전쟁 공포심이 유지돼야 했던 만큼 우리 국민과 군이 6ㆍ25전쟁 트라우마를 계속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트라우마를 군과 국민이 걷어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 받은 사실을 거론한 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찾아가 전쟁할 테니 지원해달라고 하면 가능하겠느냐. 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냉전시대가 끝났음을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현재 북한의 핵과 화생방(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며 “(북한 군사력에 대한) 정량분석에 치우치다 보니 북한이 강한 것처럼 느껴진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이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과거의 주체사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해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북한 사회 및 주민들의 인식 변화를 북한이 군사적 대결에 집중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동구권이 무너질 때 ‘서구 자유사회의 노예가 될 거다’라며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강한 자력갱생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 세기가 지난 현재 동구권 나라들이 잘 산다는 것을 세계 언론을 보고서는 그것이 잘못된 길이었고 ‘고난의 행군’이 비참한 것이었다는 점을 북한 주민들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에 450만~650만대의 휴대폰이 보급됐고, DVD, USB, CD 등의 존재해 북한이 주민들을 상대로 정보를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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