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경찰 조직 명운 건다더니… 용두사미 된 버닝썬 유착 수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경찰 조직 명운 건다더니… 용두사미 된 버닝썬 유착 수사

입력
2019.05.16 04:40
31면
0 0
가수 승리가 1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이 그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경찰의 버닝썬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수 승리가 1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이 그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경찰의 버닝썬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던 강남 클럽 ‘버닝썬’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유착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윤모 총경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의 중요 인물인 가수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은 전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버닝썬 사건의 많은 의혹 가운데 연예인 불법촬영물 유포와 마약 투약 등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핵심 의혹에서는 성과가 초라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버닝썬 사태는 지난해 11월 손님 김모씨가 여성을 보호하려다 클럽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는데도 출동한 경찰이 클럽 측을 비호했다고 주장하며 촉발됐다. 사건은 연예인 성범죄와 마약, 경찰 유착 등으로 번지며 게이트급으로 확대됐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1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석 달 넘게 수사해 왔다. 특히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의식해 수사력의 절반을 경찰 유착 의혹에 투입했다. 하지만 대규모 수사에 비해 유착 의혹 성적표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승리 등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됐던 윤 총경은 승리의 동업자 유모씨 등으로부터 식사 접대와 콘서트 표를 받았지만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김모씨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클럽과 역삼지구대 간의 유착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경찰이 이번 수사에서 입건한 경찰관은 8명이나 버닝썬 유착과 직접 관련된 사람은 미성년자 출입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한 명뿐이다. 답보 상태의 수사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 버닝썬 의혹 자료를 대검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경찰의 공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검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하고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직접 수사를 자제해 왔다. 이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검찰이 나서는 게 불가피해졌다. 어차피 경찰이 더 이상의 성과를 내놓기 어렵다면 하루빨리 사건 일체를 검찰에 넘기는 게 낫다. 경찰의 수사 진정성은 검찰 수사 결과에서 확인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