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5일 성매매 업소를 운영자에게 현직 경찰관이 단속 정보 등을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다만 이날은 경찰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해 온 ‘버닝썬’ 사건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어서, 검찰의 수사 개시가 공교롭다는 반응도 나온다. 경찰의 치부를 극적인 순간에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미심쩍음이다.

15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와 수서경찰서 등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성매매 유흥업소 단속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전직 경찰관(경위) 박모씨와 현직 경찰들 사이의 유착 의혹에서 비롯됐다. 박씨는 2013년 이른바 ‘룸쌀롱 황제’ 이경백씨에게 기밀 정보를 넘겨주고 1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도피하다, 최근 검찰에 구속기소된 인물이다.

검찰은 박씨가 도주 이후 바지사장을 고용해 서울 강남과 양천구 목동 일대에서 태국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 업소를 다수 운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업소를 운영하면서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 관계자들과 수서서 경찰들로부터 미리 단속 관련 동향 정보를 받고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해 박 전 경위가 단속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을 확인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경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대놓고 망신주기를 할 의도가 아니라면, 굳이 이날 압수수색을 하고 그 내용을 공개할 이유가 있겠냐”며 “가뜩이나 버닝썬 수사 결과에 실망한 국민 여론에 검찰이 고의적으로 기름을 끼얹은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버닝썬 수사와 이번 압수수색 시점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지난달 초 박 전 경위를 구속한 뒤 운영 과정에서의 현직 경찰들의 비호 여부를 살펴 보는 과정에서 혐의가 충분해 이날 압수수색을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수사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이날 압수수색을 한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