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가 오는 19일 1000회를 맞이한다. KBS 제공

어느덧 1000회를 맞이한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초심으로 돌아가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는 KBS2 ‘개그콘서트’ 1000회 방송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원종재 PD, 박형근 PD를 비롯해 전유성, 김미화, 김대희, 유민상, 강유미, 신봉선, 송중근, 정명훈, 박영진 등이 참석했다.

지난 1999년 9월 4일 첫 방송 이후 KBS2 일요일 밤을 지키고 있는 ‘개그콘서트’는 매주 새로운 개그를 통해 웃음을 주는 장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개그콘서트’는 그간 걸출한 코미디언들과 대표적인 개그 코너들을 다수 배출해내며 개그계의 조상 격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오는 19일 1000회를 맞이한 ‘개그콘서트’에 대해 원종재 PD는 “프로그램을 20년간 끌어왔는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10번 녹화하고 11번째 녹화가 1000회라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원 PD는 “(1000회 방송에) 초창기 멤버인 전유성, 김미화 선배님이 와주시고 모든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외에도 ‘개그콘서트’ 1000회 녹화에 참여해달라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해준 개그맨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형근 PD 역시 “‘개그콘서트’의 역사와 기여도에 비하면 저는 무임승차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만큼 1000회 잘 준비해서 레전드 개그맨들과 마무리 하겠다”며 “이후로도 ‘개그콘서트’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웃기는 힘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1000회를 맞이해 특집 방송에 힘을 싣고자 나선 전유성은 “200회 정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개그콘서트가 500회, 1000회까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며 “‘헛소리인가 형식적으로한 말인가’ 생각했다. 그렇게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정말 1000회를 맞이했다. ‘개그콘서트’ 초창기 때 후배들과 함께 하면서 선배 대접을 받았었는데 그 동안 후배들이 정말 수고 많이 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김미화 역시 “저에게 아이가 4명이 있는데 ‘개그콘서트는 5번 째 아이다’”라고 ‘개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뒤 “코미디 프로그램 다 사랑하지만 20년 동안 줄곧 인기를 얻으면서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쓰리랑 부부’가 한창 인기 있었지만 5~6년 하고 말았다. ‘개콘’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 건 PD, 후배, 선배, 작가님들 힘을 합쳐 열심히 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처럼 기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콘’의 원년 멤버인 김대희는 “‘개콘’은 저와 14기 동기 같은 존재”라며 “데뷔 때부터 시작해 막내부터 시작했었는데 전유성, 김미화 선배님과 1000회를 함께 한다는 게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외에도 강유미는 “300회 특집에 참여해 감격스러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 자리에 앉아있어서 감사하다.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진 상태에서 ‘개그콘서트’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건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신봉선은 “‘개그콘서트’의 역사 속에 있다는 게 영광스럽고 영광스럽다”는 소회를 전했다.

1000회라는 분기점을 돌고 난 이후 ‘개그콘서트’는 또 한 번 새 출발을 시작한다. 원 PD는 “1000회는 기존의 20년을 정리하는 회”라며 “‘개콘’이 과거에 못 미치는 건 알고 있지만 저희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아 저도 답답하고 개그맨들도 힘들어 한다. 하지만 ‘개콘’은 1000회 이후로도 계속 노력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미화는 “공개 코미디가 20년 정도 나오니까 식상할 수도 있다”며 “(코미디의) 사이클이 빨라진 것 같다. 새로운 요소들을 집어넣어 함께 고민하면 앞으로도 코미디가 쭉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개콘’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전유성 역시 “저는 ‘개콘’이 초심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프로그램이 점점 없어지는 것처럼 시청자들의 생각에 따라 오래갈 건 오래가고 없어져야할 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이 가장 강조한 것은 1000회 이후 ‘개콘’이 나아갈 방향성이었다.

원종재 PD는 “프로그램을 20년 동안 끌어온 만큼 한 주 한 주 ‘개콘’을 녹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거의 일주일 내내 무대에 올릴 걸 고민하고 수정하는 작업 중이고, 시간에 쫓기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촬영 상황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사실 과거에 ‘개그콘서트’가 사랑받았기에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그게 늘 제작진의 고민”이라고 말한 원 PD는 “어떻게든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을 모토로 20년을 끌어왔는데 유지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 힘든 과정 속에서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00회 이후에도 선후배들이 똘똘 뭉쳐서 다시 ‘개그콘서트’를 살리겠다고 코너 회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그콘서트’를 이끌어온 건 연출자의 힘이 아니라 전적으로 후배들의 힘이었다. 저력을 다시 한 번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또 박형근 PD는 ‘어떻게 웃길까’ 보다 ‘웃음의 본질’에 집중하며 변화해 나갈 ‘개콘’의 달라질 미래에 대해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박 PD는 “사실 여러 가지로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 형태, 포맷, 출연자들이 상당히 중요하겠지만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여러 가지 매체환경의 변화와 수위, 제한, 검열 등을 하나씩 깨 나가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웃길까를 고민했지 웃음의 본질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게 포맷의 변화든 출연자의 변화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게끔 하는 자리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 1000회 방송은 오는 19일 오후 9시 15분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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