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축 메시지를 발표하고,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해 양 종교계가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12일(현지시간) ‘여성과 소녀들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를 증진하는 불자들’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부처가 탄생한 날을 축하하고 여성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불교 신자들과 기독교 신자들이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은 "예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은 여성의 존엄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불교와 기독교는 모든 남녀의 평등한 존엄에 대해 가르쳐 왔고,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교황청은 "그럼에도 여성들이 너무나도 흔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며 "오늘날 여성과 어린 소녀들을 향한 폭력은 여성 인구 3분의 1에 영향을 끼치는 전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신매매와 현대판 노예살이의 표적이 되는 여성과 어린 소녀들에 대한 불의를 척결하려면 이들에게 교육에 접근할 권리를 부여하고,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을 보장하며, 유산 상속과 재산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치와 국정 운영, 의사 결정에 있어 여성에게 허용되는 빈약한 참정권 문제를 해소하고, 여성들의 지참금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 매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청은 "가정과 공동체, 제도들은 이 세상에서 여성의 중심적 위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인간에 대한 온갖 형태의 부당한 차별을 단호히 거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런 마음으로 평화롭고 기쁨에 넘치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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