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버스노조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따른 합동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마치고 마이크 전원을 끄고 있다. 서재훈 기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주 52시간 적용에 따라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11개 지역 버스노조에서 오는 15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버스 파업과 관련해 부처 합동 연석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관계부처와 함께 고민해 여러 방면으로 해법을 찾아 국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파업을 예고한 지역이 전국적인 규모인 만큼 연석회의 시간이 되자 회의장은 취재진으로 북적였습니다.

이날 회의를 취재한 사진기자들은 두 장관의 표정에 주목했습니다.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꼬여버린 ‘주 52시간 근무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이날의 핵심이었습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고민한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리 없는 상황이라 취재진은 심각한 표정의 두 장관이 머리를 맞댄 모습이라던가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관료(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 사실이 지난 11일 알려졌는데 이 부분이 신경 쓰였는지 두 장관은 자신들의 발언만 마친 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귀엣말은 커녕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결국, 관계자가 “지금부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니 취재진은 퇴장해 달라”는 공지가 나왔습니다.

마지막까지 뭐라도 건져볼 생각을 하던 기자들이 맥없이 퇴장하려던 순간, 김현미 장관이 말없이 마이크 전원을 살며시 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본인도 그 모습이 멋쩍었는지 옅은 미소를 띄운 채 말이죠.

그러자 옆 자리에 앉아있던 이재갑 장관 역시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김 장관의 행동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무언의 미소였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버스노조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따른 합동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마이크 전원을 끄고 있다. 서재훈 기자

주변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면 허심탄회 하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밀담’까지는 아니지만 공개를 원치 않은 상황에서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주요 관계자가 하는 이야기라면 자신들의 위치를 생각해 주변을 더 살펴보는 디테일도 필요합니다.

어찌됐던, 김현미 장관과 이재갑 장관이 함께 한 이날 회의는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별다른 사고(?) 없이 공개 회의는 끝이 났습니다.

아마도 며칠 전 벌어진 선행 학습(?) 덕분이었을까요?

서재훈 기자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버스노조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따른 합동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김현미 장관(왼쪽)이 마이크 전원을 끄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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