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용생활에 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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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과 32범 A씨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을 살다 출소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또 공무집행방해로 붙잡혔다. 이달 초 법정에서 “누범이라 실형 살 것을 알면서 왜 그랬냐”는 판사의 질책에 A씨는 “출소 후 일도 안 시켜 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화가 나 나도 모르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2. 지난해 11월 교도소 동기들과 함께 빈집을 털던 4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10여년 ‘제2의 대도 조세형’을 꿈꾸며 고급아파트를 털다 잡혀 6년간 징역생활을 했던던 B씨는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에게 문을 따는 법이나 추적을 피하는 수법을 가르쳤다.

‘바로잡아 인도한다’는 뜻을 가진 교도(矯導)의 실패 사례는 비단 AㆍB씨 문제만이 아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수용자 재범률은 10년째 22~24%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넷 중 한 명은 다시 죄를 지어 교도소로 돌아오는 셈이다. 교정행정의 궁극적 목표인 ‘재사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개인 성정(性情) 문제를 제외한다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회적 이유로는 △출소 후 부적응 △기술 부족이 꼽힌다. 사회 변화가 빠르다 보니 수감으로 인한 단절기간이 길수록 적응이 어렵고, 교도소에서 고급기술을 배우기 어려워 출소 후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희망센터 수용자 일과시간표. 그래픽=김경진 기자

실제 교정본부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2009년부터 천안개방교도소를 장기형 수형자의 사회적응을 지원하는 사회적응훈련원으로 전환해 활용 중이다. 이곳엔 240여명이 수용돼 있으며, 이들은 사회 견학과 봉사활동, 귀휴를 할 수 있다. 2013년, 2016년 문을 연 밀양희망센터와 아산희망센터도 수용자 사회적응을 돕는 기관이다. 희망센터 소속 수용자들은 사설업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자율출퇴근 형식으로 근무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랜 구금으로 저하된 재소자들의 사회적응력을 키우고, 원활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개방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희망센터 출소자들 중 죄를 저질러 다시 교도소에 돌아온 이는 한 명도 없다.

고급기술 훈련은 교화와도 연결된다. 법조계에선 ‘새사람이 되는 것’에 방점을 두기 보단 기술훈련을 통해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정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초등학생에게 바른생활 가르치는 수준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며 “직업적 측면을 강화해 출소 후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줘야 재범우려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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