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포대를 중동 지역에 배치한다고 10일(현지시간) APㆍ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B-52 전략 폭격기에 이어 요격미사일 포대까지 배치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되고 있다.
AP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패트리엇 포대 중동 배치 결정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운용하는 소형 선박에 군 장비와 미사일이 실렸다는 첩보가 입수된 이후 내려졌다고 밝혔다. 패트리엇 포대 배치는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의 초기 요청의 일부로 이번 주에 논의됐으며, 최종승인을 받는 데 며칠이 걸렸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달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로이터도 같은 날 익명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이 패트리엇의 중동 지역 배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관리는 배치될 패트리엇 미사일의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적이 발사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해 고안된 무기다.
미군은 지난해 말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 배치됐던 패트리엇 포대를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재패트리엇 포대가 어느 나라로 향하게 될 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 미 국방부는 이번 재배치로 불과 몇 달 만에 결정을 번복하게 된 셈이다.
한편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B-52H 전략폭격기 여러 대가 전날 밤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사진을 9일 공개했다. 미 해군도 9일 지중해에 있던 링컨 항모 전단이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홍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해사청(MARAD)은 이란이 유조선 등 미국의 상업용 선박 등을 공격할 수 있다며 자국 상선에 주의를 당부했다. 해사청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 등 상업용 선박과 미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는 미군과 미국의 이해를 겨냥한 이란의 공격 준비태세가 진전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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