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태어난 영화들, 원작과 비교 재미
프랑스 문화계의 아이콘이자 작가였던 콜레트를 다룬 영화 '콜레트'(왼쪽)와 콜레트의 자전적 소설인 '파리의 클로딘'. 퍼스트 런ㆍ민음사 제공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책 내는 걸 꿈도 꿀 수 없었던 1900년대 초반 프랑스 파리. ‘콜레트’(2018)는 당시 편견에 맞서 당당히 작가적 성취를 인정 받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1873~1954)를 다룬 실화 영화다. 국내엔 올 3월 개봉했었다. 영화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다면, 콜레트를 탄생시킨 자전 소설 ‘파리의 클로딘’을 읽어 보자. 직접 쓴 소설임에도 남편의 이름으로 발표해야 했고, 판권도 모두 남편에게 빼앗긴 콜레트의 비화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클로딘, 학교에서’(1900) ‘파리의 클로딘’(1902) ‘클로딘의 결혼생활’(1902)로 구성된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영화의 내용과 많은 부분이 겹친다.

작가 남편의 성공을 위해 평생을 바친 아내 조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 와이프'(왼쪽)와 원작소설인 메그 월리처의 '더 와이프'. 그린나래미디어ㆍ뮤진트리 제공

미국 배우 글렌 클로즈에게 2019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더 와이프’(2017) 역시 소설이 원작이다. 전 세계 작가들이 선망하는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남편과, 평생 그를 위해 헌신하며 자신의 재능을 묻고 살아야 했던 아내의 이야기다. 영화에서 글렌 클로즈의 섬세한 연기로 승화된 문장의 기원을 만나볼 수 있다. 소설은 최고로 인정받고 싶은 작가의 욕망, 부부라는 기묘한 관계,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자리를 규정하는 젠더 역할에 대한 질문을 한꺼번에 던진다. 미국 작가 메그 월리처가 2003년 발표한 소설로, 당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아들의 마약 중독과 치료 과정을 함께한 아버지의 실화를 다룬 영화 '뷰티풀 보이'(왼쪽)와 원작 에세이 '뷰티풀 보이'. 아마존 스튜디오ㆍ시공사 제공

영화 개봉에 앞서 원작을 먼저 만나볼 수도 있다. 2019년 국내 개봉 예정인 스티븐 카렐과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 ‘뷰티풀 보이’(2018)는 아들의 마약 중독과 치료 과정을 함께 한 아버지가 써내려 간 에세이가 원작이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1위를 차지하고 ‘반스앤노블이 발견한 위대한 작가상’ 논픽션 부문 1위 등에 선정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저자인 데이비드 셰프는 마약에 빠진 아들을 보듬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동명의 영화 역시 배우들의 열연으로 지난해 골든 글로브에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올해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낭포성 섬유증 때문에 안전거리를 지켜야 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이브 피트'(왼쪽)와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 '파이브 피트'. 누리픽처스ㆍ책콩 제공

소설이 원작은 아니지만, 영화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을 읽으며 영화의 재미를 두 배로 느껴 볼 수도 있다. 영화 ‘파이브 피트’(2019)는 낭포성 섬유증(CF)을 앓는 남녀의 이야기다. 둘은 첫눈에 반하지만, 병 때문에 6피트(약 180㎝)보다 가깝게 접근해선 안 된다. 동명의 소설은 주인공들의 심리를 영화보다 세밀하게 그린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6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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