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 차 없이 떠나는 알짜배기 순천여행 
순천만국가정원은 5월로 접어들며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메타세쿼이아길은 포토존 명소로 소문났다.

2017년 전라남도를 방문한 여행객은 5,079만명, 이중 순천을 찾은 이들이 909만명으로 17.8%를 차지했다. 이유가 있다. 고속철도 운행으로 순천까지 가는 시간이 줄었고, 순천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티투어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해 관광지까지 가는 것도 한결 편리해졌다. 매력적인 관광지에 다양한 먹거리도 한몫하고 있다. 순천시는 2019년을 ‘순천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속열차 vs 고속버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순천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 비용을 생각하면 고속버스, 편안한 휴식을 원하면 프리미엄고속버스(3시간 40분 소요)가 낫다. 시간 절약에는 누가 뭐래도 KTX다. 서울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일단 순천에 도착하면 관광지까지 이동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순천역 광장의 관광안내소에서 여행지 정보를 담은 책자를 고른 후, 목적지에 따라 시티투어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순천시티투어 트롤리버스. 1일 10회(월요일 제외) 도심순환코스로 운행하며 요금은 5,000원이다. 순천역과 터미널을 경유해 드라마촬영장,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를 운행한다.
 ◇형형색색 아름다움의 향연 순천만국가정원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순천의 대표 관광 명소다. 순천역에서 66번ㆍ670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올해는 ‘순천 방문의 해’ 특별할인을 적용해 순천만습지까지 관람할 수 있는 입장료가 7,000원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다리아가 하나 둘씩 꽃잎을 피우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12만㎡(34만평)에 505종 79만 그루의 나무와 113종 315만 본의 꽃이 식재된 대규모 정원으로 전부 둘러보려면 네 시간은 걸린다. 목포~순천 간 고속도로 공사 당시 나온 암석으로 만든 바위정원을 시작으로 11개국 테마의 세계정원으로 여행을 떠난다. 토스카나지역 메디치가의 아름다운 빌라 정원을 재현한 이탈리아정원, 달리아를 비롯한 야자나무와 다양한 식물로 꾸민 멕시코정원, 영국 병정이 일렬로 줄 선 것 같은 메타세쿼이아 길은 인기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어디를 구경하든 도화지에 수채화를 그린 듯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강렬한 색감을 대비시킨 순천만국가정원의 멕시코정원.

설치미술가 강익중이 컨테이너 30여개로 생태도시의 희망을 표현한 ‘꿈의 다리’를 건너 정원역에서 소형 무인궤도열차 스카이큐브(일명 하늘택시)를 타면 순천만습지와 연결된다. 정원역에서 문학관역까지 15분이 걸리고 요금은 편도 6,000원, 왕복 8,000원이다. 문학관역에서 순천만습지까지는 1.2km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강익중이 컨테이너 30여개로 완성한 ‘꿈의 다리’.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왕복하는 스카이큐브(일명 하늘택시).
 ◇자연과 동물의 낙원 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는 5.4k㎡(160만평)의 갈대밭과 22.6k㎡(690만평)의 광활한 갯벌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재두루미를 비롯한 다양한 철새와 장뚱어ㆍ칠게 등 바다생물이 공존하는 생태적 가치를 인정 받아 2006년 람사르습지에 이름을 올렸고, 2008년부터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 본 풍경. 저녁 S자 수로와 갈대밭, 갯벌, 석양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자연생태관과 순천만역사관을 관람한 뒤 갈대 군락과 드넓은 갯벌을 쉬엄쉬엄 걷다가 심심할 쯤이면 순천만 선상투어(약 35분 소요, 어른 7,000원)를 해보는 것도 좋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순천만에 서식하는 왜가리ㆍ재갈매기 등 각종 조류와 갯벌 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순천만습지 선상투어 선박.
순천만 선상투어에서 만난 재갈매기.

일몰시간에는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장담컨대 가지 않으면 100% 후회한다. 오르막 산길을 걸어야 하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전망대에 도착하자마자 고생한 기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는 사이 S자 수로에 햇살이 반짝이고, 갈대밭과 갯벌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매표소에서 용산전망대까지 왕복하는 데는 1시간 30분~2시간을 잡으면 된다.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 오르막이 있어 다소 힘들지만, 가지 않으면 후회할 풍광이 펼쳐진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성지, 순천드라마촬영장 

순천드라마촬영장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시대별로 3개 마을 200여 채의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김수현 작가의 리메이크 드라마 ‘사랑과 야망’(2006), 이병헌과 수애의 순수한 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 영화 ‘그 해 여름’(2007), 수애가 빗속에서 김추자의 노래를 열창한 영화 ‘님은 먼 곳에’(2008), 한류스타 김수현을 비롯해 박상민 정보석 이범수 등이 출연한 드라마 ‘자이언트’(2010) 등 한국을 빛낸 영화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의 달동네 세트.
순천드라마촬영장에는 옛날 교복과 교련복을 입은 여행객이 많다.

영화와 드라마로 추억을 선사했던 순천만드라마촬영장은 요즘 SNS ‘인증샷’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 한복을 입은 여행객이 넘쳐나듯 드라마촬영장에선 옛날 교복과 교련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다. 의상 대여료는 50분에 2,500원. 어디를 배경으로 하든 작품 사진이 탄생하는 놀라운 마법을 꼭 체험해보자. 순천역에서 670번 시내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이다.

 ◇상다리 휘어질 한정식 vs 원기보충 짱뚱어탕 

순천은 맛으로도 남도 어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 일행이 3~4명이면 한정식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비싼 만큼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나오는 산해진미를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맛볼 수 있다. 혼자라면 원기보충의 특효약 짱뚱어탕과 한 끼 식사로 든든한 돼지국밥을 추천한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대원식당의 한정식. 1인 3만9,000원으로 비싼 편이자만 산해진미를 배 터지기 직전까지 맛볼 수 있다.
대대선창집의 짱뚱어탕(1만1,000원). 나 홀로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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