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공ㆍ수에서 팀 이끄는 19살 ‘대전 아이돌’ 정은원

알림

공ㆍ수에서 팀 이끄는 19살 ‘대전 아이돌’ 정은원

입력
2019.05.01 14:15
수정
2019.05.01 22:15
24면
0 0
한화 내야수 정은원.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내야수 정은원. 한화이글스 제공

데뷔 2년 차 한화 내야수 정은원(19)이 공ㆍ수에서 눈부신 플레이를 펼치며 팀을 이끌고 있다.

1일 현재 정은원은 3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에 안타 39개, 타점 22점, 득점 20점 등 공격 지표 전반에 걸쳐 상위권이다. 득점권 타율도 4할을 웃돌며 실속 있는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리그 2루수 중 압도적인 선두다.

정은원은 지난해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뒤 뜻하지 않은 기회를 잡았다. 주전 2루수였던 정근우가 수비 불안으로 흔들리면서 이 자리를 꿰차게 된 것. 타율은 0.249로 높지 않았지만, 68경기(402.2이닝)에서 실책이 단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구멍 난 내야를 잘 메웠다. 올해는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아예 리그 대표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한용덕 감독은 “올해 얼마나 해줄지 기대했는데, 놀라울 정도”라며 “지난해 호잉이 팀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정은원”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시즌 초반 주전 내야수 하주석과 강경학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정은원에게 더 확실한 기회가 찾아왔다. 한용덕 감독도 “내야 수비의 한 축인 정은원이 부담이 커졌다”면서 “하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화 내야수 정은원.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내야수 정은원. 한화이글스 제공

키 177㎝에 몸무게 78~80㎏ 정도로 장타자 체형은 아니다. 그런데도 올 시즌 홈런 3개에 2루타 9개, 3루타 1개로 장타율이 0.484나 된다. 특히 타점이 호잉-이성열-김태균-송광민 등 중심 타선을 제치고 팀 내에서 가장 높다. 타구의 질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게 한화 코치진의 판단이다. 정은원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일단 자신 있고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운 좋게 장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9번 하위 타선을 오갔지만, 올해는 주로 1, 2번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정은원은 “1번은 어떻게든 꼭 살아나가야 하는 중요한 타순”이라며 “타석에서의 책임감이 한층 남달라진 것 같다”라고 했다.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하는데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정은원은 “지난해 주전ㆍ교체로 번갈아 출전했다면 올해는 매일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면서 “하루하루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오는 11월 치러질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국가대표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은원은 그러나 “어느 정도 성장하고 레벨이 올라가면 그때 국가대표가 되는 게 맞는다”라며 몸을 낮췄다.

리그 내 타격 롤모델로는 NC 박민우(26)를 꼽았다. 최근 창원 NC원정에서 훈련 도중 박민우가 타격 조언을 해 줬는데, 평소에 느꼈던 장단점에 대해 돌아볼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정은원은 “민우형이 타석에 들어서면, ‘못 칠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면서 “서로 타격 스타일이 비슷한 만큼 타석에서의 안정감과 여유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정은원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를 받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지난달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정은원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를 받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야구장 밖에서도 정은원은 ‘핫’하다. 대전구장 기념품점에 정은원 이름이 적힌 유니폼은 입고되자마자 매진돼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자주 경기장 직접 관람을 한다는 한화 팬 이민영(31)씨는 “요즘 대전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정은원을 ‘아들’로 생각한다”라며 “안티 팬이 생길까봐 지나친 칭찬은 못하겠지만, 요즘 정은원 보는 맛에 야구를 볼 정도”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정은원은 지난해 어버이날에 데뷔 첫 안타를 9회 대 역전승의 발판이 된 홈런(상대투수 조상우ㆍ당시 넥센)으로 장식한 뒤 눈물의 인터뷰를 했는데, 그 후로 자녀를 둔 한화팬들로부터 ‘우리 아들’ ‘대전 아들’이란 별명을 얻었다. 최근에는 ‘대전 아이돌’로도 불린다. 하얀 피부, 귀여운 외모 덕에 여성팬, 특히 ‘누나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탓이다. 정은원은 “야구장에 나오면 많이 응원해 주신다. 정말 감사 드린다”면서 “그런데 아이돌 외모는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올해 개인 목표를 물었더니 “일단 올 시즌 144 경기를 부상 없이 소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차 ‘모범 답안이 아닌, 구체적인 수치’를 재촉하자, 정은원은 “아직 완성형 선수가 아니다. 매일 한 단계씩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성적과 수치는 당연히 올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전=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