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옥. MBC 제공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던 MBC가 30년 만에 월화드라마를 폐지할 전망이다. 주말드라마도 2020년 초부터 편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MBC 드라마본부는 25일 회의에서 7월 방송 예정된 드라마 '어차피 두 번 사는 인생'을 끝으로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기로 뜻을 모았다. MBC는 1980년 3월 드라마 ‘백년손님’으로 지상파 방송3사 가운데 처음으로 월화드라마 체제를 만든 바 있다. 드라마 폐지로 비게 된 시간에 어떤 장르의 프로그램이 들어갈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청률 급락이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현재 MBC 월화드라마인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지난 23일 전국 가구 기준 6.4%(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1994년 최고시청률 52.2%를 기록한 월화드라마 ‘엠’(M)보다 9배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SBS ‘해치’(8.2%)와 KBS2 ‘국민 여러분!’(6.9%) 등 현재 방영 중인 지상파 방송사 월화드라마 가운데서도 가장 낮다.

주말드라마도 내년 초 폐지될 전망이다. 5월 방송 예정된 수목드라마 ‘봄밤’은 오후 10시에서 1시간 앞당겨진 오후 9시로 편성될 예정이다. MBC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경영 결과를 지켜보면서 조금 더 변화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5월 초에 경영진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MBC 드라마본부의 결정에 방송가뿐만 아니라 방송 노동자도 주목하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MBC의 결정은 단순히 물량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제작편수 절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방송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인권 보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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