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신 前 인권정책 과장, 인권위에 “모욕 당했다” 진정
게티이미지뱅크

민간 출신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해임 사건이 ‘막말 대 막말’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은 전 인권정책과장 A씨는 징계 과정에서 법무부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법무부에 공식 감찰조사와 사과를 요청했다.

인권전문가인 A씨는 2017년 11월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에 임명됐다. 검사들이 맡았던 자리에 비검사 출신 민간인이 처음 임명된 파격 인사였다. 하지만 A씨는 업무 수행 중 직원들에게 “나라의 노예들이 너무 풀어졌다”, “너희는 도대체 잘하는 게 뭐냐”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감찰 조사 끝에 올해 초 해임처분을 받았다. 해임 처분 당시부터 법무부의 검사들 틈바구니에서 A씨가 쫓겨난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A씨는 해임 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 지난 16일 이를 심사하기 위해 열린 소청심사위원회에 출석했다. A씨는 출석 전에 자신에 대한 해임 처분은 너무 지나치다는 취지에서 검사들의 경우 부적절한 언행이 있다 해도 가벼운 징계만 받고 넘어 간 사실을 정리해 문서로 냈다.

문제는 이 때 생겼다. 법무부 측 입장을 대리해 소청위에 나온 인사 담당 일반직 공무원(비검사) B과장은 이런 A씨를 두고 “자기가 검사인 줄 아느냐”고 비아냥거리거나 “(A씨의)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았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나갔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또 A씨는 자신의 막말을 둘러싼 논란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한동안 우울증 등에 시달리다 2개월간 병가를 낸 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 B과장은 “우울증이 갑자기 생긴 건 아닐 것”이라거나 “원래 감정기복이 심하며 정신과적 문제가 있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식으로 비하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여성에게 ‘행실이 좋지 못하다’는 말은 성적으로 문란하거나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통용될 수 있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며, 막말 논란으로 우울증을 앓았을 뿐인데 징계 내용과 무관한 민감한 개인정보를 공개석상에서 거론해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반박했다. A씨를 대리한 양홍석 변호사는 “개인이 할 수 있는 폭언으로 볼 게 아니라, 한 조직이 그 조직원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저열한 공격을 대한민국 법무부가 자행한 것”이라 주장하며 법무부를 비판했다.

법무부는 A씨측 주장에 대해 “상황 파악 중”이라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당사자의 해명을 듣고자 B과장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B과장은 그 대신 주변에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그 부분은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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