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일 전통정원…6월 11일까지 일반에 개방
200년 넘게 베일에 싸였던 서울의 비밀정원 성락원(城樂園)이 임시 개방됐다. 하지만 성락원 관람을 사전 예약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터넷 예약 사이트까지 마비됐다.
서울시는 23일부터 6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성락원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성락원은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전통정원이다.
복원을 앞둔 성락원의 임시 개방 소식이 알려지자 예약 희망자들이 폭주하면서 성락원을 관리하는 한국가구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는 일일 허용 접속량(트래픽)을 초과하면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전화 문의도 늘어 한국가구박물관 전화번호는 계속 통화 중이었다.
서울 성북구 북한산 자락에 1만6,000㎡ 규모로 들어선 성락원은 1790년대 황지사라는 인물이 처음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었다가 조선 황족 중 항일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의친왕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후 심상응의 후손인 고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이 1950년 4월 사들여 개인소유 시설로 관리돼왔다.
서울 안에 있는 몇 안 되는 별서(별장) 정원이고 풍경이 잘 보존돼 1992년 사적 제378호로 지정됐다가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35호로 재분류됐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국내 3대 정원으로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 부용동과 성락원을 꼽기도 했다.
성락원을 관리하는 한국가구박물관은 복원이 완료되기 전 임시로 이곳을 개방해 전통정원의 가치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성락원은 현재 복원이 예정돼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그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복원, 정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람은 사전 예약해야 하며 주 3일(월ㆍ화ㆍ토요일), 하루 7회, 회당 20명씩 이뤄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하루 두 차례는 영어 가이드로 진행한다. 사전 예약은 한국가구박물관(02-745-0181) 유선 또는 이메일(info.kofum@gmail.com)로 신청할 수 있다. 관람료는 1만원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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