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이 2019 뉴욕 모터쇼에서 차세대 프리미엄 세단, ‘CT5’를 공개했다.
새로운 CT5는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을 앞세우고 이미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퍼포먼스 세단으로 평가를 받은 캐딜락 CTS의 파워트레인 및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한층 개량하며 더욱 높은 가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블로거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블로거 라스카도르가 캐딜락 CTS를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되었다.
과연 라스카도르는 캐딜락 CTS를 어떻게 평가할까?
여전히 매력적인 프리미엄 세단
솔직히 말해 전세계적으로 SUV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점점 세단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단 시장, 그리고 그 중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확실한 시장이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각 브랜드들을 대표하는 대다수의 차량들이 바로 세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각 브랜드들은 세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고, 이번의 캐딜락 CTS 또한 CT5로 이어지며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알지 못하던 매력적인 선택지
솔직히 말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 캐딜락 CTS는 낯선 존재이며,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듣보잡’ 같은 존재다.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는 특별한 차량이지만 우리에겐 인지도나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은 브랜드일 것이다. 게다가 독일차 우선주의가 팽배했던 최근의 시장 상황을 본다면 ‘캐딜락 CTS’라는 선택지는 정말 의외의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캐딜락 CTS를 경험한다면 자신이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갖고 있었는지, 혹은 자동차에 대한 편견에 갇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캐딜락 CTS가 BMW 5 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의 발 밑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캐딜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자동차 디자인을 살펴보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게 있다.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안전에 대한 규제를 충족시키면서 어떻게든 날렵하고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만들려는 노력이 가득 담겨 있다.
하지만 아트 & 사이언스의 디자인 기조 이후 데뷔한 캐딜락들은 그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전통을 지켜가면서도 또 타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날렵함과 예리함이 돋보인다.
기교를 부리는 것도 즐기지 않고, 캐딜락이라는 차량에 부여되어야 할 요소만 굵고 명확하게 그려내 더욱 캐딜락 고유의 감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수직으로 그려진 라이팅 유닛과 대담한 프론트 그릴, 그리고 월계관을 내려 놓아도 여전히 화려한 그 엠블럼은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담하고 강렬한, 그러나 연출이 아쉬운 존재
수입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구입할 경제적 수준이라고 한다면 사회적 경험이나 혹은 이러한 사회적 경험을 통해 ‘고급 소재’ 및 ‘고가품’을 어느 정도 경험한 경우일 것이다. 그런 시선으로 본다면 캐딜락 CTS는 무척 인상적이다.
실제 차량 곳곳에 카본파이버와 은은한 광택을 내는 메탈 가니시, 그리고 알칸타라와 고급스러운 가죽을 곳곳에 적용해 경쟁자들과의 차별화를 이뤄낸다. 사진으로 드러나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이 완전히 다를 정도로 캐딜락은 대중들의 인식보다 더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센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시크릿 큐브는 물론이고 독특한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원가가 걱정될 정도로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유럽의 브랜드들에게 조금 더 배워야 할 부분이다.
공간의 구성을 보면 CTS가 어떤 차량인지 명확히 드러난다. 실제 1열 공간은 정말 매력적이고 넉넉하다. 시트의 구성이나 시트의 느낌, 착좌 시의 만족감이 정말 뛰어나 드라이빙에 100% 이상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이다.
다만 2열 공간은 중앙 부분이 튀어 나와 있고, 시각적으로 다소 좁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2열 공간의 비중을 높게 두는 소비자들은 조금 불편하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아쉬움은 이후 설명할 드라이빙에서 완전히 보상 받을 수 있다.
몸에 딱 붙는 듯한 느낌이 이 차에 성향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아이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현재 시장에 판매 중인 차량 중에서 캐딜락 CTS야 말로 가장 완성도 높고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고 있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빙 포지션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의 조합부터 무척 매력적이다.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는 276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맹렬하고 기민하게 발생하고 전달한다.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고, 실제 주행을 시작하면 그 결실을 곧바로 마주할 수 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과 함께 발산되는 강력한 가속력은 일반 도로, 고속도로 그리고 서킷을 가리지 않으며 운전자를 즐겁게 만들며, 고 RPM 영역에도 거침 없이 속도를 끌어 올리며 CTS의 주행을 이끈다. 게다가 마그네슘에 크롬을 씌운 패들 시프트 또한 짜릿하다.
뛰어난 출력만큼 이 출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브렘보의 고성능 브레이크는 단순히 강력한 제동력을 갖춘 것 외에도 부드러움과 꾸준함을 모두 겸비했다. 그렇기 때문에 캐딜락 CTS와의 일상 속 드라이빙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차량을 구매하고 곧바로 브레이크를 튜닝할 필요가 없다.
차량의 움직임은 색다르다. 처음에는 그 무게감이 약간 느껴지는 편이라 적응이 필요한데 적응이 끝난 후에는 다루기 좋은 묵직함이 저속부터 고속까지 이어지며 폭 넓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캐딜락 CTS의 스티얼이 휠의 가치는 고속 주행 시 그 안정감에서 더욱 빛이 난다.
참고로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 캐딜락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빠진 CTS 프리미엄이라 하더라도 순정 상태에서 곧바로 서킷을 달릴 수 있을 만큼 한계가 깊고,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어 그 만족감이 더욱 높고, 또 MRC 적용 차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저평가 받은 존재, 캐딜락 CTS
캐딜락 CTS를 시승하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저평가 받은 차량이 바로 캐딜락 CTS라고 생각한다. 최근 캐딜락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비교적 과거의 존재인 CTS의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딜락 CTS가 물러나려는 지금, 캐딜락 CTS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편안한 드라이빙과 함께 스포츠 드라이빙의 가치,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소비자가 있다면 흔하게 느껴지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떠나 캐딜락을 경험하는 것을 권해본다.
취재협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
정리: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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