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임금 격차 더 벌어져… 일본은 65.7% 수준으로 좁혀
국내 4인 이하 영세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근로자 임금의 32.6%에 불과했다. 임금 수준이 3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인데 그 격차는 최근 5년 간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과 일본의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1∼4인 영세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5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32.6%에 불과했다. 대기업 근로자가 월 100만원을 받을 때 4인 이하 영세기업 근로자는 월 32만6,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4인 이상 기업 규모별 평균 임금을 따져봐도 대기업과는 차이가 컸다. 5~9인 기업과 10~99인 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대비 각각 48.3%, 57.2%에 불과했다. 100~499인 규모의 기업 근로자도 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의 70% 수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최근 5년 간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1~4인 영세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대비 33.7%였는데 5년 동안 1.1%포인트 감소했다. 5~9인 규모의 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은 2.4%포인트, 10~99인 기업 근로자 임금은 2.6%포인트, 100~499인 기업 임금은 2.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우리 현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일본과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이다. 2017년 일본의 1~4인 영세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5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65.7%로 집계됐다. 5~9인 기업은 77.1%, 10~99인 기업은 83.3%, 100~499인 기업은 87.8%로, 대기업 대비 기업 규모별 근로자의 평균 임금 수준이 한국보다 높았다.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갈수록 완화됐다. 2012년과 비교해 500인 이상 대기업 대비 일본의 9인 이하 기업 평균 임금 비중은 5.3%포인트 증가했다. 10~99인 기업과 100~499인 기업의 평균 임금 비중도 각각 6.1%포인트, 2%포인트 늘어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인 미만 영세 기업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500인 이상 대기업의 7분의1 수준”이라며 “영세 기업들은 부가가치를 올리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는 형태로 의사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근로자 간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종사자의 근속 연수가 10년 이하일 경우 임금 격차가 크지만, 20년 이상이면 그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0~99인 기업에서 근속연수 5년 미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대기업의 67% 수준이지만, 10~19년차 근로자는 68%로 올라가고, 20년 이상 근속자는 83.3%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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