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6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나눌 때 에어컨 보급 상황 등 전력 사용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주택용 누진제 1단계 구간을 계절별로 조정하는 동시에,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도 대규모 전력 사용 업체에 집중된 혜택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다.

감사원은 18일 ‘전기요금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에어컨 사용 실태 등을 반영해 주택용 누진제 구간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2016년 말 누진제를 개편하면서 전력사용량에 따라 요금 구간을 3단계로 나눠 차등 적용하고 있다. 1단계 요금(93.3원)은 0~200㎾h까지 적용되는데, 그 근거인 필수사용량(한 가구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전자기기의 전력량ㆍ197㎾h)을 계산할 때 에어컨이 ‘가구당 보유 대수 0.8대 이상인 전자기기’라는 기준에 부합함에도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절성 가전인 선풍기와 전기장판도 연중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필수사용량에 포함됐다.

감사원이 에어컨 전력사용량을 새로 포함하고 선풍기ㆍ전기장판을 해당 계절에만 반영해 필수사용량을 재산정한 결과 여름은 330.5㎾h, 겨울은 170.1㎾h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기준으로 누진제 단계별 구간을 개편할 경우 여름에는 현재보다 낮은 전기 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산업용 전력에 대해 당일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9시 사용할 경우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체 사용자의 1.5%에 불과한 대규모 전력 사용자(고압 BㆍC 사용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전체 전력 63%를 사용함에 따라 한 해 3,845억원(2017년 기준) 상당의 손실이 발생해서다. 감사원은 “중소규모 사용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요금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산업부 장관에 통보했다.

더불어 전기요금을 감면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225만 8,000여가구 중 안내 부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가구가 33%(73만 9,000가구)에 달해 이에 대한 개선책도 감사원은 요구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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