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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안 날아가요” 타고투저 깨는 공인구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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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안 날아가요” 타고투저 깨는 공인구의 역습

입력
2019.04.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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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이 지난 12일 대구 KT전에서 홈런인줄 알았던 타구가 상대 중견수에게 잡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구자욱이 지난 12일 대구 KT전에서 홈런인줄 알았던 타구가 상대 중견수에게 잡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구자욱(26)은 지난 12일 대구 KT전에서 좌완 금민철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홈런인줄 알고 베이스를 돌 때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지만 공은 담장 앞에서 KT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잡혔다. 3루 베이스를 지나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구자욱은 민망함에 얼굴을 가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구자욱처럼 타자들은 이번 시즌 공을 방망이 중심에 맞혔다 싶어도 생각만큼 날아가지 않는 타구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우가 잦다. 반면 수비를 하는 입장에선 예전 같으면 ‘홈런이겠구나’라고 포기했을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담장 앞에서 잡아낸다.

실제 홈런 개수는 16일 100경기를 치른 현재 159개로 지난해 비슷한 시기의 244개(102경기)보다 무려 34.8%나 줄었다. 특히 ‘홈런 군단’으로 위용을 떨쳤던 SK는 지난해 20경기 기준 41개에서 올해 16개로 뚝 떨어졌다.

현장에서는 홈런이 줄어든 이유로 바뀐 공인구를 꼽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타고투저’를 완화하기 위해 공인구 반발계수 허용 범위를 기존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와 같은 0.4034~0.4234로 낮췄다. 메이저리그는 0.3860~0.4005로 더욱 낮다. 반발계수 0.01 차이면 타구 비거리는 통상 2m 가량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에 대해 선수들은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했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대다수가 공의 비거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다른 반응을 내놨다.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들이 공이 안 날아간다고 하더라”면서 “담장을 넘길 줄 알았던 공이 안 넘어가 아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타자들이 달라진 공인구를 확실히 느끼기 시작했다”고 동의했다.

새 공인구 효과는 KBO의 기대대로 리그 평균 타율과 평균자책점도 떨어트렸다. 올해 초반 100경기 평균 타율은 0.259, 평균자책점은 4.06이다. 지난해 102경기 기준 평균 타율은 0.276, 평균자책점은 4.87이다. 평균 경기 시간 역시 지난해 3시간21분에서 3시간14분으로 7분 단축됐다.

투수들의 자신감은 예년보다 커졌다. 그 동안 언제 한 방이 터질지 모르는 타자들의 방망이에 움츠려 들었지만 올해 공격적인 투구로 빠른 승부를 즐기는 투수들이 늘어났다. 또 반발력이 줄어 강습 타구가 덜 나오는 만큼 ‘땅볼 유도형’ 투수가 득세하고 있다. 리그에서 땅볼로 가장 많이 아웃카운트(44개)를 잡은 LG 타일러 윌슨의 평균자책점은 0.26(34.2이닝 1자책)에 불과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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