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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에 구속만료… 박근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계속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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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에 구속만료… 박근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계속 수감

입력
2019.04.16 14:41
수정
2019.04.16 20:4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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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정농단 혐의로 737일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간이 16일 밤12시를 기해 만료된다.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선체 인양과 진상조사를 방해한 의혹까지 사고 있는박 전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 5주기에 구속 기간이 끝나게 된 셈이다.하지만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바로 석방되지는 않는다.국정농단 혐의로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기는 하지만 앞서 별도로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기 때문이다.국정농단 혐의와 관련해서 구속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공직선거법 판결에 따른 기결수로 신분이 전환되는 것이다.

◇17일부터 선거법 위반 2년 형기 시작

박 전 대통령은 2017년3월3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뒤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다. 심급별 재판마다 구속기간 연장이 최대 3번만 가능한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9월 대법원 상고심에 회부된 뒤 10월과 11월, 올해 2월 각각 구속기간이 연장됐다.이에 따르면 3차 구속기간 연장이 완료되는 16일 이후 풀려나야 나는 게 옳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기소된 사건 때문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검찰이 새누리당 비박(非朴)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2018년 2월 박 전 대통령을 별도로 기소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고 상고를 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다만 지금까지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의 효력으로 구금된 만큼 공직선거법 확정 판결에 대한 집행은 미뤄졌다.

이런 상황으로 법원이 국정농단사건에서 발부한 구속영장 기한이 끝나는 17일부터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형기 2년이 시작된다.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앞서 2년간을 구치소에서 보낸 만큼판결선고 전 구금일수(미결 구금일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형기에 산입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지금까지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이유는 국정농단이며,공직선거법위반은 이와 별개 범죄사실이기 때문이다.기소 시점이 다를 뿐 아니라 재판도 각각 진행됐다.법무부 관계자는 “두 가지 범죄사실이 별도로 되어 있어 형 집행 또한 따로 이뤄진다”며 “지금까지 구치소에서 구속됐던 기간은 향후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면 그때 산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정된 형이 집행됨에 따라박 전 대통령의 신분은 17일부터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바뀐다.기결수가 되면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동해야 하지만,박 전 대통령의 경우 주된 혐의인 국정농단 재판이 아직 진행중인 관계로 당분간은 서울구치소에 머무를 예정이다.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 최순실씨 또한 지난 4일 국정농단으로 인한 구속기간이 만료됐지만,앞서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비리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이 확정돼 기결수 신분으로 동부구치소에 수감중이다.기결수가 되어 교도소로 옮겨지면 노역을 해야 하는데,두 사람 모두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는 이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된 셈이다.국정농단 상고심은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인데,법조계에선 6월 중 선고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보수단체들이 지난달 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100주년 3.1절 기념 및 110차 태극기 집회'를 가진 후 광화문 방향으로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보수단체들이 지난달 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100주년 3.1절 기념 및 110차 태극기 집회'를 가진 후 광화문 방향으로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근혜 수감생활 놓고 각종 설 돌아

이제부터는 미결수가 아닌 박 전 대통령이 형량이 확정된 징역을 살게 됐지만,구속기간이 끝났다는 것만으로 그의 지지자들이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실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한애국당의 경우, 13일 117차 태극기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 투쟁을 주장한 데 이어 16일 오후 7시부터는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앞에서 1박2일 투쟁을 예고했다.

기결수 신분인 만큼 보석은 불가능하지만,형집행정지를 통해 수감생활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다만 지금까지 보석을 한 차례도 신청하지 않은 만큼 형집행정지를 신청할 가능성은높지않다.또 형집행정지의 경우 수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거나,출산 직후 등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수감기간이 길어져 박 전 대통령의 체중이 30㎏대까지 감소했고 건강이 악화돼 독방에만 칩거하고 있다는소문이 돌기도 했다.그러나 관계당국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런 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확인됐다.교정당국 또한 박 전 대통령이매일(일요일 제외) 한 시간 이내 실외운동을 하고 있고,식사도 매끼 적정량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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