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농기원 아열대작물 육성 마스터플랜 수립
2030년까지 56억 투입 재배면적 100㏊로 확대
농장과 관광자원 결합한 아열대 루트 개발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 대대로 과수 농사를 지어온 이병덕(63)씨는 요즘 시설하우스에서 용과를 재배하고 있다.
선인장과인 용과는 생김새가 용과 비슷해 ‘드래곤프루트(Dragon Fruit)’라는 애칭으로 통용되는 중남미산 아열대 과일이다. 포도 농사를 짓던 이씨가 용과로 눈을 돌린 것은 3년 전. 기후온난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아열대 과일로 전환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좋아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용과는 2년여에 걸쳐 다 자라면 향후 20년간 꾸준히 열매를 맺기 때문에 경제성이 아주 높다. 선인장과 작물특성상 가뭄과 병해충에 강해 방제비와 노동력을 크게 절감하는 이점도 있다.
충북에선 이씨처럼 아열대 작물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키우는 농가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충북농업기술원이 기후온난화를 활용한 아열대작물 육성 계획안을 마련, 본격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라 도농업기술원은 2030년까지 56억여 원을 투입해 아열대 작물을 집중 육성하고 소득화할 참이다. 재배 면적은 현재 19.6ha에서 100ha로 5배 가량 확대키로 했다.
작물별 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재배 적지를 신속하게 예측하는 연구도 병행한다. 육성할 주요 작물은 차요테, 파파야 등 아열대 채소 17종과 애플망고, 노니, 만감류 등 아열대 과수 11종이다. 도농업기술원은 이상저온이나 재해, 병해충에 강한 전천후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기상조건에 따라 생육환경을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첨단ICT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열대 작물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한다.
도내 아열대 농장을 연결해 체험관광 코스로 제공하는 ‘아열대 루트’를 개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단지 개념의 ‘아열대 벨트’도 조성한다.
또 도농업기술원 안에는 4,100㎡의 ‘아열대 존’을 만들어 연구와 현장 교육에 활용하고 관람객에게 볼거리도 제공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 자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쯤 경지 면적의 10.1%가 아열대 기후에 속하게 된다. 2060년이면 26%, 2080년이면 62%로 늘어나 한반도 대부분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권에 들어간다.
송용섭 충북농업기술원장은 “기후변화를 재앙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온난화에 따른 농업생산 구조 변화에 신속 대응하고 충북에 적합한 고온성 작목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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