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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손, 또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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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손, 또 역사를 쓰다

입력
2019.04.10 13:46
수정
2019.04.10 19:20
24면
0 0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결승골

새 구장 리그ㆍ유럽대항전 1호골

손흥민이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의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이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의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You know what? We are gonna win!(그거 알아? 우리가 이긴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역사를 만들었다. 손흥민(27ㆍ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로 토트넘의 새 경기장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맨시티와의 8강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3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18호 골이자, 개인 통산 챔피언스리그 10호골이다. 특히 토트넘 새 구장의 개장경기였던 지난 4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에서 개장 1호 골을 폭발시킨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짜릿한 골을 터트리며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토트넘은 강호 맨시티를 상대로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10분 라힘 스털링(25)의 슈팅이 수비수 대니 로즈(29)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세르히오 아구에로(31)의 오른발 슛을 골키퍼 위고 요리스(33)가 선방해 가슴을 쓸어 내렸다.

공방전이 계속되던 후반 10분에는 팀의 주포 해리 케인(26)이 상대팀 파비언 델프(30)와 충돌해 발목을 다쳐 교체됐다. 케인의 공백으로 손흥민이 가지는 부담감도 커졌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이내 손을 툭툭 털고 일어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결국 손흥민의 집념이 골을 만들었다. 후반 33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27)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라인 거의 끝까지 볼을 몰고 갔다가 다시 들어와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상대가 비디오판독(VAR)을 요청했지만 골라인을 나가지 않은 것으로 판독돼 골로 인정됐다.

손흥민은 골이 터지자마자 동료들과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웃음기 없이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손흥민은 중계카메라를 응시하며 “You know what? We are gonna win!”을 외쳤다. 홈 팬들의 함성 소리에 묻혔지만 이날 승리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컸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EPL 2위를 달리는 강호 맨시티에게 중요한 승리를 따내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두 팀의 8강 2차전은 18일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정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2차전은 오늘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으로 선정한 뒤 “토트넘의 빅게임 플레이어”라고 치켜세웠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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