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재수사를 맡은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여 지검장은 검찰 특수통 가운데 '가장 잘 드는 칼'로 꼽힌다. 대검 중앙수사부 1, 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옛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을 거치면서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대우그룹 분식회계 등 굵직한 권력형 비리를 수사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대철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이 여 지검장의 손을 거쳐 사법처리됐다. 2013년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1억원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선 김 전 차관 사건이 성공하기 어려운 수사인 만큼 ‘총대 맬 사람’에게 수사를 맡기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검찰의 대표 특수통을 단장으로 앉히면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의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을 다 털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수사가 꽤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 단장과 김 전 차관에 대한 근무 인연을 문제 삼기도 한다. 여 단장은 2008년 김 전 차관이 춘천지검장일 당시 춘천지검 부부장 검사로 함께 근무했다.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됐던 2013년에는 서울중앙지검에 있었다.
다만 여 단장과 김 전 차관은 개인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단장은 TK 출신 임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에 승진되는 등 중용될 정도로 “정치적이지 않고, 원칙대로만 수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은 단장 선정 배경에 대해 “수사 능력을 고려한 조치”라며 “인물평을 모두 고려했기 때문에, 근무연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수사단 차장검사는 조종태(52ㆍ25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맡는다.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단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성남지청장을 맡고 있다. 수사단 부장검사로는 강지성(47ㆍ30기)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장, 최영아(42ㆍ32기) 청주지검 금융경제범죄전담부장, 이정섭(47ㆍ32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가 임명됐다.
검찰은 수사단의 수사 이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점검위원회를 소집해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평가 받겠다는 방침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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