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신장이식 성공… 심장ㆍ간이식 등 장기이식 선도
기존 수술이나 약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길이 바로 장기이식이다. 서울성모병원은 25일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수술을 성공한 지 50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병원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수술에 성공한 것은 1969년 3월 25일로 당시 서울 명동 소재 성모병원에서 모친으로부터 신장을 공여 받은 30대 남성 만성신부전환자가 신장이식을 받았다. 1954년 미국에서 일란성 쌍둥이에게 세계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지 15년 만에 의학기술은 물론 경제적으로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에서 신장이식이 이뤄진 것이다.
가톨릭의대 측은 “1960년대 가톨릭의대 이용각ㆍ민병석 교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이식이 가능할 것을 대비해 동물을 이용한 신장ㆍ간이식 연구와 혈관외과 술기 연습을 지속적으로 연마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병원은 80년대 서울 명동에서 강남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부침이 있었지만 1983년 동종골수이식, 1993년 뇌사자로부터의 간이식, 1995년 심장이식, 1996년 신장과 췌장 동시이식, 2002년 골수이식 후 간이식 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2000년대에는 2004년 고난이도 이식 수술인 소장이식, 2012년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동시이식, 2014년 간 제외 소화기계 6개 장기 변형다장기이식 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는 등 국내 장기이식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로 새 생명을 얻어 30년 이상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환우는 20명, 20년 이상 삶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는 188명에 달한다.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중 가장 오래된 환자는 1981년 신장이식을 받은 84세 남성 환자로 38년 째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간이식 환자 중에는 1993년 간이식을 받은 56세 남성 환자가 수술을 한 지 26년이 경과됐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임상과 기초연구가 융합된 이식면역 중개연구에 박차를 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센터로 도약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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