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심고속철도(MRT)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도심고속철도(MRT)는 우리나라 지하철과 비슷하다. 정확하게 풀면 대량고속수송(Mass Rapid Transit)이다. 25일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1980년 건설 타당성 조사가 진행됐으니 무려 39년만이다.
실제 공사는 2013년부터 이뤄졌다. 남북을 잇는 1단계로 불리는 사업의 9.2㎞ 지하 구간 공사는 일본과 인도 기업이 맡았다. 자금난과 무리한 계획으로 공사가 잇따라 중단되면서 민심을 잃었다.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가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지하철이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개통일자를 여러 차례 번복하면서 신뢰도 잃었다.
다행히 12~24일 13일간 이뤄진 1단계 구간 시범 운행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 등이 시승 동영상을 올리고, 시민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시승기와 관련 사진을 공유하면서 MRT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열차당 1,800명을 태울 수 있는데 운영업체(㈜MRT자카르타)는 정식 개통하면 하루 17만3,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만5,000톤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 체증 완화와 대기 오염 감소 두 가지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현재 24%에 불과한 자카르타 일대 대중교통 이용자 비율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이번에 개통하는 1단계는 르박 불루스와 분다란 호텔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15.7㎞ 구간이다. 13개 역 중 7개는 지상철, 6개는 지하철이다. 교통 체증이 가장 심한 자카르타 중심가를 지난다. 버스 노선과도 상당히 겹친다.
남북 2단계(8.1㎞)는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쪽 종점을 제외하곤 모두 지하 구간이다. 동서 노선(87㎞)은 2024년과 2027년 사이에 운행을 개시할 계획이지만 아직 사업기간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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