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본격 이사철을 맞아 원하는 시기에 집이나 사무실의 짐을 옮기지 못하고 있는 ‘이사 난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매년 3~4월은 새 학기와 취업 등을 앞두고 있어 이사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대형 이사업체 6개사의 수주 건수는 3~4월 동안 한 해 수주의 30% 정도가 몰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업체의 평가다. 이사업체들이 날로 심각해지는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형업체 중 하나인 야마토운수가 지난해 이사대금 과다청구로 영업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이사업체의 일손 부족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 견적비용은 지난해 대비 20~30% 정도 상승했다. 특히 1인 가구 등 상대적으로 배송효율과 단가가 낮은 고객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인 가구는 업체로부터 수주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도쿄(東京)도내에서는 1인 가구가 7㎞ 거리를 이사하는 데에 120만엔(약 1,200만원)의 견적비용이 나온 사례도 있다. 오히려 이사업체를 이용하기 보다 택배로 짐을 부치는 게 저렴하다는 말이 나온다.
19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도쿄에 본사를 둔 중소ㆍ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인 가구를 위한 트럭ㆍ물류창고 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를 운영하는 웹크루와 택배회사인 스타페스티벌은 이달 18일부터 4월말까지 도쿄 23구 지역에 한정해 식재료 운송에 사용되는 소형트럭을 빌려주고 있다. 식재료 운송을 쉬는 정오~오후 6시 시간대에 이삿짐 운반을 위해 투입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이사비용 견적사이트를 통해 트럭 이용을 신청하는데, 짐을 싣고 하역하는 것은 본인 몫이다. 요금은 운송시간이 2시간 이내인 경우 5,500엔(약 5만5,000원)부터 시작한다.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짐이 적은 만큼 이삿짐 운송 트럭의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글라이드 등 중소 이사업체 11곳이 제휴, 총 200대 이상의 트럭을 운용하고 있으며 비용은 시세의 60~70% 수준이다.
운전기사를 동반한 트럭렌털서비스 업체인 하츠는 물류창고 공유업체와 함께 이달 20일부터 4월 7일까지 10건을 대상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사할 장소가 정해진 경우는 무료로 이삿짐을 날라주고, 아직 이사할 장소를 찾지 못한 경우엔 물류창고를 활용해 무료로 이삿짐을 임시 보관해 준다. 최근 시공불량 문제로 부동산업체 레오팔레스21 소유 아파트 거주민 7,700명이 퇴거 요청을 받은 가운데 이들 중 대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