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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학회’ 의혹 중국 비트그룹… 학술행사 홈피서 ‘칭다오 맥주 투어’ 상품까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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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학회’ 의혹 중국 비트그룹… 학술행사 홈피서 ‘칭다오 맥주 투어’ 상품까지 판매

입력
2019.03.19 04:40
수정
2019.03.19 09: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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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 분야 13년간 300건이나 개최

“충격적 발견 발표 기대” 아첨 메일

연구자들에 보내 홍보 열 올리기도

비트그룹의 ‘제5회 세계 해양 연례 총회’는 2016년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중국 칭다오(靑島)의 5성급 호텔에서 열렸는데, 주최측은 1인당 약 200달러(약 22만원)에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나 수족관 투어 등을 판매했다. 비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비트그룹의 ‘제5회 세계 해양 연례 총회’는 2016년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중국 칭다오(靑島)의 5성급 호텔에서 열렸는데, 주최측은 1인당 약 200달러(약 22만원)에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나 수족관 투어 등을 판매했다. 비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비트 그룹은 홈페이지에서 ‘전문 행사 및 사업 운영 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이 개최하는 학술행사는 △생명과학기술 △의학 △약학 △정보통신 △해양 △재료과학 △경제 △교육 △물리 및 화학 △환경 △농업 등 12개 분야에 걸쳐 42가지 종류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13년간 열린 학술행사만 300건에 이르며 중국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한국연구재단이 공개한 ‘부실학술활동의 주요 특징과 예방 대책’ 보고서상 부실학회 체크리스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보고서는 학회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거나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면 부실학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실학회 체크리스트에는 ‘아첨하는 표현이 들어간 스팸 메일’도 주의할 대목으로 꼽았는데 비트 그룹이 그랬다. 지난해에만 같은 행사 참석 권유 메일을 두 차례 받았다는 연구자 A씨는 “‘우리는 진심으로 당신이 충격적인 발견(breaking discovery)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는 등 아첨하는 내용의 메일을 받고 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실학회 체크리스트는 또 리조트나 관광 명소에서 열린다면 부실학회임을 의심해보라고 권유하지만 비트 그룹은 학술행사 참가자들에게 여행 상품을 판매할 정도로 노골적이다. 학술행사 홈페이지 배너에 ‘비트 세계 여행(Bit World Travel Service)’가 주관하는 ‘옵션 투어’ 항목이 존재하며 학술행사 홈페이지에 올려두고 홍보한 경우도 있었다. 비트 그룹이 주최한 ‘제5회 세계 해양 연례 총회’는 2016년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중국 칭다오(靑島)의 5성급 호텔에서 열렸는데, 주최측은 1인당 약 200달러(약 22만원)에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나 수족관 투어 등을 판매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부실학회 주요 체크리스트 - 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부실학회 주요 체크리스트 - 송정근기자

이에 대해 비트 그룹은 “학술 행사를 개최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부실한 학술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아니다”는 답변을 내놨다. 비트 그룹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비트 그룹은 매해 40여개의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네이처’ 등 유력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된 학자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관리하며 초청한다”며 검증된 학자들이 자사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여행상품 판매에 대해서는 “참석자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가족단위로 와서 여행을 즐기는 참석자도 있다”고 답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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